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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KAKA VIEW] 전 NBA이사가 바라보는 한국 농구
작성자 에스카카_류창선작성일 2026.09.21 조회 25


[ESKAKA=류창선 기자] 8월의 무더운 여름날, 전 NBA 이사이자 현재 에픽스포츠를 이끌고 있는 김병욱 대표를 만났다. 김 대표는 NBA에서 쌓은 경험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국 선수들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며 한국 농구와 세계 무대를 잇고 있다. ESKAKA는 김병욱 대표와 한국 농구의 현실과 과제,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기자: 안녕하세요. 성균관대학교 스포츠 매거진 ESKAKA 류창선 기자입니다.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김병욱 대표: 안녕하세요. 에픽스포츠 대표 김병욱입니다. 반갑습니다.

기자: NBA 글로벌 이벤트 부서에서 오랜 기간 활동하셨습니다. 마케팅 전문가의 시선에서 봤을 때 KBL이나 대학농구 등 국내 농구 마케팅에서 아쉬웠던 부분이 있을까요?

김병욱 대표: 우선 전문가라고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KBL과 대학농구는 비슷한 점도 있지만 다른 부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학농구부터 말씀드리면, 프로로 이어지는 바로 전 단계인 대학 1부리그에 단 11개 팀밖에 없다는 점이 매우 아쉽습니다. 프로 역시 10개 팀에 불과하고요. 농구라는 스포츠에 도전해 위로 올라갈 수 있는 무대 자체가 좁다 보니 많은 선수가 애초에 도전하지 않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 디딤돌이 되어야 할 중·고교 농구 역시 이미 그 시점부터 엘리트 선수가 아니면 농구를 지속하기 어려운 성향이 강하고요.

미국만 봐도 중학교와 고등학교, 심지어 대학교까지 취미로 농구를 하다가 프로 선수가 되는 사례가 나옵니다. 반드시 전통적인 엘리트 코스만 밟지 않아도 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 여러 경로가 마련돼 있기 때문이죠. 국내에서는 아직 그런 부분이 많이 아쉽습니다.

마케팅 측면에서도 한정된 예산 안에서 운영하다 보니 ‘경기를 치르는 것’ 자체가 목표가 되고, 그 외의 마케팅 활동에는 충분히 힘을 쏟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각 학교에는 기사를 써주시거나 SNS를 운영해 주시는 분들이 있지만, 리그 차원의 홍보는 상당히 부족하다고 느낍니다. 행정적으로 새로운 인력이 계속 들어오고 있지만, 그분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 때도 있습니다. 스포츠 행정에서는 자리를 맡은 뒤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 것인지가 중요한데, 실질적인 행동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대학뿐 아니라 프로 수준에서도 마찬가지고요.

기자: 국내 농구를 직접 접하시면서 마케팅 외에 아쉽다고 느낀 부분도 있을까요?

김병욱 대표: 물론 훌륭한 부분도 분명히 있습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좋은 선수들이 계속 배출되고 있으니까요. 저 역시 이현중, 박지현 선수와 함께하고 있고 이번에도 새로운 선수와 계약하게 됐습니다. 국내 정상급 선수들이 계속 등장하는 것을 보면 어린 선수를 육성하는 데 분명 강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대학이나 프로 무대에 진입한 이후에는 전형적인 코칭 스타일이나 선수 관리 방식이 조금 달라질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프로 선수는 프로 선수답게, 대학 선수는 대학 선수답게 대해야 하는데 초등학교부터 프로까지 선수를 대하는 방식이 상당히 비슷합니다. 그러다 보니 선수가 성인이 된 이후 성장하는 데 한계를 느끼는 것 같습니다. 그런 환경에서도 기존 방식을 과감하게 벗어나 스스로 도전하는 선수들은 하나의 ‘도전의 아이콘’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반대로 감독이나 코치가 지향하는 방식을 그대로 수행하는 선수들이 살아남는 구조도 있고요.

조심스럽게 말씀드리자면, 제가 볼 때 현재 국내 프로농구 10개 팀의 색깔을 구분하면 사실 한두 가지 정도에 그치는 것 같습니다. 대부분 상당히 비슷한 스타일의 농구를 합니다. 외국인 선수 중심으로 경기를 풀고, 그 외에 한 명 정도의 핵심 선수를 두는 방식이 상당히 비슷합니다.물론 국내 농구와 NBA를 직접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옆 나라 일본만 봐도 많은 팀이 각자의 개성과 스타일을 가진 농구를 합니다. 어떤 방식이 옳고 그르다는 것은 시즌마다 달라질 수 있지만, 적어도 감독이 자신의 색깔을 팀에 입힌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홈경기를 가든 원정경기를 가든 경기 내용이 상당히 비슷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팬들이 그런 부분에서 피로감을 느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제 시선이 틀릴 수도 있습니다. 다만 한 명의 농구 팬으로서는 비슷한 농구를 하는 팀들보다 10개 팀이 각자의 색깔을 가지고 경쟁하는 리그가 훨씬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기자: 스포츠 마케팅에서는 스타 플레이어의 존재가 중요합니다. 그런데 한국 대학농구 구조상 고교 에이스급 선수들이 연세대나 고려대 등 일부 학교에 집중되고, 마케팅 역시 연고전 중심으로 이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스타 플레이어가 부족한 대학들은 팬과 대중에게 다가가기 위해 어떤 전략을 취할 수 있을까요?

김병욱 대표: 올해만 봐도 성균관대, 중앙대, 고려대가 상위권에서 계속 경쟁하고 있잖아요. 이런 시즌을 그냥 흘려보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선수들이 소속돼 있을 때 각 학교가 마케팅 전략을 적극적으로 바꿔볼 필요가 있습니다.

전형적으로 SNS를 운영하거나 기사를 내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선수와 관련된 MD 상품을 만들어 판매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또 선수들이 프로에 진출한 뒤 모교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후배 스카우트 등에 도움을 주는 문화가 만들어진다면 학교의 브랜드 자체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대학농구에서 연세대와 고려대가 계속 언급되는 이유가 현재 뛰고 있는 선수들 때문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 학교를 졸업했거나 프로에 일찍 진출한 선배들이 걸어온 길이 하나의 흔적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죠.

‘저 학교에 가면 나도 저렇게 될 수 있겠다’, ‘그 학교를 거치면 선수로서 길이 열리겠다’는 인식이 좋은 선수들을 끌어당깁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처럼 중앙대나 성균관대가 좋은 성적을 내고 좋은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을 때 팬덤을 적극적으로 만들고, MD 상품도 판매하면서 학교 브랜드를 키워야 합니다. 그리고 선수들이 졸업한 뒤 후배들에게 “성균관대나 중앙대도 연세대, 고려대 못지않게 좋은 학교이고 좋은 지도자들이 있으니 그곳에서 운동해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하루아침에 바뀔 시스템은 아니니까요. 연세대와 고려대 출신들은 당연히 지금의 흐름을 계속 이어가고 싶을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성균관대나 중앙대 역시 졸업생들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프로에 진출한 동문 선수들에게 학교 홍보를 부탁할 수도 있고, 졸업생들을 적극적으로 참여시킬 수도 있습니다. 지금처럼 흐름이 좋을 때 학교 전체가 힘을 모아 마케팅적으로 키워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최근 대학리그의 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고, 얼리 드래프트를 선택하는 선수도 적지 않습니다. 선수들이 대학 무대에서 뛰는 것에 충분한 가치를 느끼고 대학리그 역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어떤 부분이 보완돼야 할까요?

김병욱 대표: 우선 얼리 드래프트에 나서는 선수들의 선택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본인의 선택이고, 지금 당장 프로에서도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다면 일찍 프로에 도전하는 것은 건강한 현상이라고 봅니다.

그 선수가 나가면 대학을 거쳐 프로로 올라갈 다른 선수에게 한 자리의 기회가 생기기도 합니다. 이미 프로 수준이나 그 이상에서 뛸 수 있는 선수가 반드시 대학에서 4년을 채워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저는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오히려 새로운 선수들이 그 자리에 들어와 좋은 지도자 밑에서 성장하고, 프로에 진출하기 전까지 자신을 조금 더 다듬을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얼리 드래프트와 대학리그의 경쟁력은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뛰어난 선수라면 하루라도 일찍 프로에 도전하는 것을 칭찬하고 응원하고 싶습니다. 프로 무대마저 자신에게 좁다고 느낀다면 해외에 도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고요. 어린 선수들 역시 자신의 기술이나 신체 능력에 자신이 있고 해외에 일찍 도전하고 싶다면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이번 U-18 대회에서도 한국이 아시아 4위라는 성적을 거뒀습니다. 그 나이대만 해도 이미 아시아 무대 이상에서 경쟁력을 보이는 선수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선수가 국내 대학리그에 진출하면서 오히려 가장 성장해야 할 시기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합니다.호주전을 예로 들어보죠. 우리 선수들은 외곽슛도 좋고, 공도 빠르게 돌리고, 수비도 열심히 했습니다. 그런데 골밑에 들어갔을 때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국내에서는 그 정도 신장을 가진 선수들과 지속적으로 부딪칠 기회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레이업을 시도해도 블록을 당하고, 평소처럼 슛을 던져도 상대의 높이 때문에 어려움을 겪습니다.

그렇다고 우리 선수들이 대처 방법을 배우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일찍 해외로 나가 그 높이를 경험하고 새로운 기술을 갈고닦으면, 나중에는 그런 선수들을 만나도 자연스럽게 대처할 능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이미 일정 수준에 오른 선수들에게는 같은 연령대, 비슷한 높이의 선수들과 계속 경쟁하는 것만으로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현중 선수도 그렇게 해왔고 여준석 선수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린 나이에 해외에 도전해 더 큰 무대를 경험하고, 장기적으로는 국가대표팀에도 힘을 보탤 수 있는 선수로 성장하는 것이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몇몇 선수의 성장이 결국 전체 수준을 끌어올릴 수도 있습니다. 캐나다나 프랑스에서도 어느 날 갑자기 좋은 선수들이 쏟아져 나온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해외에 나가 성장한 선수들이 생기고, 국내 선수들이 그들과 경쟁하면서 함께 수준이 올라가는 과정이 반복된 것이죠.

그런 의미에서 우리나라에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이현중이나 박지현처럼 해외에 나가 도전하는 선수들이 더 많아지는 것입니다.

고려대를 떠나 일본 무대에 도전한 유민수 선수도 그런 점에서 높게 평가하고 싶습니다. 일본 2부리그라고 해서 국내 대학이나 프로보다 무조건 높은 수준이라고 말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그 선택 자체가 새로운 도전이라는 겁니다. 그곳에서 좋은 결과를 내고 1부리그까지 올라간다면 또 다른 길이 열릴 수 있습니다. 저는 그것이 한국 농구의 다음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국내에서 경기당 20점을 넣는 선수라는 평가에 만족하기보다 ‘내가 해외에서도 통할 수 있는가’를 직접 시험해보는 것은 굉장히 건강한 현상이라고 봅니다.

기자: 말씀하신 것처럼 더 많은 유망주가 해외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최근에도 여러 국내 정상급 선수가 해외 무대에 도전하고 있는데요. 반대로 좋은 선수들이 빠져나가면서 국내농구 자체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단기적으로 국내 농구 수준이 낮아질 가능성을 감수하더라도 선수들의 해외 도전을 장려해야 한다고 보시나요?

김병욱 대표: 네. 정상급 선수들이 본인의 의지가 있고 금전적인 부분 등 현실적인 조건이 맞는다면 해외에 도전하는 것은 무조건 응원하고 싶습니다.그 선수들이 나가야 대학 선수 한 명이라도 프로에 들어갈 자리가 생깁니다. 그 과정에서 또 다른 좋은 선수가 발견될 수도 있고요. 모든 도전이 성공할 수는 없지만 선구적으로 도전하는 선수들이 계속 나와야 장기적으로 리그도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는 너무 ‘이번 대회’나 ‘다음 대회’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면 당장 우리 리그가 재미없어지는 것 아니야?”, “이번 대회에서 지는 것 아니야?”라고 걱정하죠.

하지만 일본만 봐도 장기적인 목표를 두고 움직여 왔습니다. B리그를 출범시키는 과정에서부터 큰 목표를 선언했고 장기적인 시선으로 리그를 발전시켜 왔습니다. 당시에는 한국 농구가 훨씬 앞서 있다고 생각했던 사람도 많았지만, 시간이 흐른 지금 저는 B리그가 KBL보다 훨씬 큰 리그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그 차이는 단순히 다음 주, 다음 달, 내년만 바라본 것이 아니라 10년, 20년, 30년 뒤를 생각했다는 데 있다고 봅니다. 귀화 선수 정책이나 감독·코치 선임, 스트렝스(strength) 및 컨디셔닝 분야까지 장기적인 계획 아래 움직여 왔습니다. 우리 역시 당장 가능한 선택지만 바라보기보다 다음 단계에 어떤 인재와 시스템이 필요한지 준비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는 일본에서 배울 부분이 많다고 생각합니다.그래서 해외에 도전하는 한국 선수들을 정말 응원합니다. 결과가 어떻게 되든 ‘대한민국에도 이런 선수들이 있다’, ‘한국 농구에도 이런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알리는 선구자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국내 농구에서는 아직 선수 에이전트 시스템이 충분히 정착되지 않았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특히 해외 진출을 전문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에이전시는 많지 않은데요. 이런 환경이 지속되는 이유는 무엇이고, 개선을 위해서는 어떤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김병욱 대표: 저 역시 그 일을 하고 있는 사람 중 한 명이지만 경쟁자가 더 늘어나는 것은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를 포함해 국내 에이전시들도 ‘에이전트의 역할이 정확히 무엇인가’를 알아가는 과정에 있다고 봅니다. 아직 우리에게 익숙한 직업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많은 분이 에이전트라고 하면 계약을 먼저 떠올립니다.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고, 더 좋은 조건을 만들고, 좋은 팀을 찾아주는 것이죠. 물론 그것이 에이전트의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저는 계약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선수를 돌보는 ‘케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큰 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관리할 수 있는 선수의 숫자가 정해져 있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20~30명의 클라이언트를 두고 매년 계약을 갱신하면서 수수료를 받는 방식으로 일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저는 소수의 선수를 일상적으로 가까이에서 돕고 모든 부분을 케어하는 방식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계약뿐 아니라 이동, 대표팀 및 소속팀과의 소통, 마케팅, 머천다이징(Merchandising), 파트너십, 가족과의 소통까지 모두 에이전트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그래서 제 자신에게 늘 이야기합니다. ‘지금 당장의 돈을 좇지 말자.’ 선수들을 제대로 지원해 최대한 높은 곳까지 갈 수 있도록 돕는다면 금전적인 성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 선수를 진심으로 대하는 모습을 다른 선수들이 본다면 그들도 우리와 함께하고 싶다고 생각할 수 있고요.

미국처럼 큰 시장에도 수많은 에이전시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모든 유명 선수가 가장 큰 에이전시에만 가야 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결국 선수와 에이전시 사이의 관계와 신뢰가 있기 때문입니다.저 역시 지금 함께하고 있는 선수들에게 먼저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실제로 그렇게 하다 보면 소속 선수들이 주변의 다른 선수들에게 에이전시를 소개해 주는 일도 생깁니다.

다만 한국에서 ‘에이전트’라는 개념이 완전히 정착하려면 앞으로도 5년에서 10년 정도는 더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 과정에서 에이전트를 단순히 계약을 중개하는 사람으로 바라보기보다 선수의 커리어를 세밀하고 진정성 있게 관리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으면 좋겠습니다.

기자: 최근 유민수 선수가 일본 B2리그에 직행하며 새로운 길을 개척했습니다. 아시아에는 일본의 하부리그뿐 아니라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다양한 리그가 있습니다. 반면 국내 대학 선수 가운데 KBL 드래프트에서 지명받지 못하는 선수도 상당수인데요. 이 선수들이 해외의 다른 리그로 진출하는 사례가 적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에이전시가 늘어나면 새로운 경로도 더 많이 만들어질 수 있을까요?

김병욱 대표: 우선 프로의 세계는 냉정합니다. 대학까지가 계속 도전하고 성장하는 무대라면, 프로부터는 자국 리그에서 살아남을 경쟁력이 있는지를 냉정하게 평가받는 단계라고 생각합니다.KBL 드래프트에서 지명받지 못한 선수가 해외 하부리그에 도전하는 것이 본인의 목표라면 그 도전 정신 자체는 응원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 선수가 다시 돌아왔을 때 KBL 이상의 선수가 될 수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입니다.저 역시 그런 선수들을 모두 돕고 싶지만 회사의 인력과 규모를 생각하면 한 명 한 명을 모두 지원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비슷한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있는 선수가 중학교나 고등학교, 혹은 대학교 1학년 정도의 이른 시기에 도움을 구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저는 “더 높은 무대에서 먼저 배우고 와라. 그곳에서 1~2년을 경험하면 한국 무대가 오히려 더 수월해질 수 있다”고 이야기하며 도울 수 있습니다.반대로 이미 KBL의 문을 두드렸지만 지명받지 못한 뒤 해외로 방향을 돌리는 단계라면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 상당 부분 지난 상태일 수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돕기가 더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저 역시 최근에는 중·고등학생 연령대 선수들에게 많이 집중하고 있습니다. ‘다음 이현중’, ‘다음 박지현’을 만들어내는 것이 제 목표 중 하나라고 생각하며 일하고 있습니다.

기자: 성균관대학교 스포츠 매거진인 만큼 마지막으로 성균관대 선수 가운데 눈여겨보고 있는 유망주가 있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김병욱 대표: 많죠. 우선 (구)민교는 정상급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국내 정상급이 아니라 아시아 무대에서도 충분히 경쟁할 수 있는 선수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제원 선수도 여러 면에서 재능이 뛰어납니다. 피지컬도 좋고, 점프 능력도 있고, 슛도 갖추고 있습니다. 다만 전반적으로 모든 부분이 좋은 만큼 다음 레벨에서도 그 장점들이 통하려면 각각을 조금씩 더 갈고 닦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만 보면 제원이가 민교보다 한 단계 아래에 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잠재력의 상한선은 더 높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관우도 굉장히 잘하는 선수라고 보고 있고요. 개인적으로는 이 세 선수가 많이 눈에 들어옵니다.

다음 편, “한국 농구의 내일을 위해 오늘을 부숴라” 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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