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SKAKA=나윤영 기자] 에스카카에서 기자라는 이름을 달고 활동한 지 약 4개월이 됐다. 그동안 현장 취재를 다니며 수도권 곳곳의 다양한 농구장을 방문했다. 그중 가장 눈에 띄었던 곳은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에 위치한 선승관이었다. 필자가 방문한 날이 특별한 날이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브랜드 스폰서십이 이루어지고 관중을 대상으로 한 이벤트와 무려 시투 행사까지 진행됐다. 선수마다 응원가도 마련되어 있어 관중 규모가 크지 않았음에도 프로농구 경기장의 분위기가 물씬 느껴졌다. 그에 반해 우리 학교 수성관에서 열리는 경기에는 특별히 상시 운영되는 이벤트가 없었다. 이 점이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우리도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물음을 던지고 싶다.
그 첫걸음은 ‘킹고 프런티어즈’의 출범이었다. 올해 처음으로 결성된 킹고 프런티어즈는 우리 학교의 스포츠 통합 서포트 단체다. 성균관대학교 스포츠의 체계적인 브랜드 정체성을 구축하기 위해 새롭게 출범했다. 필자가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에스카카 역시 해당 단체에 소속되어 운영되고 있다. 또한 다양한 직관 이벤트를 진행하며 관중 유치에 힘쓰고 있다. 기존의 각 종목 서포터즈 역시 꾸준히 릴스와 경기 결과, 비하인드 사진 등을 업로드하며 학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이 꾸준히 이어지기 위해서는 몇몇 단체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스포츠 마케팅은 단순히 경기가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경기장을 찾게 만들고, 그곳에서 좋은 경험을 제공해 다시 경기장을 찾도록 하는 일련의 과정 모두가 스포츠 마케팅의 영역이다. 선수의 이야기를 담은 콘텐츠 하나, 경기 전후의 작은 이벤트 하나, 팀을 상징하는 일관된 디자인과 응원 문화 하나가 쌓여 관중에게 그 팀만의 이미지를 만들어 준다. 특히 프로스포츠에 비해 아직 고정 팬층이 두텁지 않은 대학스포츠에서는 이러한 ‘경기 밖의 경험’이 새로운 관중을 끌어들이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대학스포츠에서 이러한 시도가 새로운 것은 아니다.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KUSF)는 과거 대학배구리그 참가 대학의 재학생들이 직접 온라인·오프라인 홍보 활동을 기획하는 스포츠 마케팅 서포터즈를 운영했고, 현재도 대학생 기자단과 U-스포츠마케팅 러너를 비롯한 통합마케팅 사업을 통해 대학스포츠 콘텐츠의 생산과 확산을 지원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경희대의 사례 역시 대학스포츠가 단순히 ‘경기를 치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관중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하나의 콘텐츠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꼭 프로스포츠와 같은 규모일 필요는 없다. 대학이라는 공간과 학생이라는 관중층에 맞는 방식으로 각 학교만의 색깔을 충분히 만들어 갈 수 있다.
이러한 스포츠 마케팅이 가져오는 변화는 단순히 관중석의 빈자리를 채우는 데에만 있지 않다. 처음에는 이벤트가 궁금해 경기장을 찾았던 학생이 선수의 이름을 알게 되고, 다음 경기 일정을 찾아보고,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학교 운동부를 응원하게 될 수도 있다. 경기장에서 함께 응원하는 경험은 팀에 대한 관심을 넘어 학교에 대한 소속감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한 번의 ‘직관’을 하나의 경험으로 만들고, 그 경험이 다시 다음 직관으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관심은 경기 관람뿐 아니라 SNS 콘텐츠 소비, 응원 문화, 굿즈와 스폰서십 등 대학스포츠를 둘러싼 더 넓은 생태계의 기반이 된다.
물론 이러한 활동을 학생들의 열정에만 맡겨 두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 경기마다 이벤트를 기획하고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에는 비용과 인력이 필요하고, 외부 기업과의 스폰서십이나 교내 공간 활용에는 행정적인 협조 역시 필수적이다. 킹고 프런티어즈를 필두로 한 각 종목 서포터즈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시도할 수 있도록 활동 예산과 제작 환경을 지원하고, 학교와 운동부, 학생단체가 보다 원활하게 협업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면 지금보다 훨씬 다양한 시도가 가능할 것이다. 단순히 완성된 프로그램을 학교가 대신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가진 아이디어를 실제 경기장에서 구현할 수 있도록 ‘판’을 마련해 주는 지원이 필요하다.
수성관을 프로농구 경기장과 똑같이 만들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대학스포츠에는 대학스포츠만이 만들 수 있는 분위기가 있고, 성균관대에는 성균관대만의 이야기가 있다. 중요한 것은 이미 존재하는 선수들의 경기와 학생들의 관심 사이에 연결고리를 만드는 일이다. 올해 킹고 프런티어즈의 출범으로 그 첫걸음은 시작됐다. 앞으로 여기에 조금 더 다양한 지원과 시도가 더해진다면, 언젠가는 수성관에서도 학생들이 선수의 이름을 부르고 함께 응원가를 부르며, 경기 후에는 자연스럽게 다음 경기를 기다리는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대학스포츠를 ‘아는 사람만 보는 경기’에서 ‘우리 학교의 스포츠’로 만드는 것, 어쩌면 그것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스포츠 마케팅의 역할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