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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동아리 프로파일링] '빛을 향해 화살을 쏘는' 서울여자대학교 국궁동아리 설화를 만나다
작성자 KUSF 조여은작성일 2026.03.25 조회 354


[KUSF=서울/조여은 기자]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이하 KUSF)의 슬로건인 ‘What’s your sports?‘는 학생 선수에게 국한된 질문이 아니다. 너의 스포츠는 무엇인지 묻는 이 질문은 일반 학생을 향해 던지는 것이기도 하다. 슬로건에 담긴 KUSF의 목표는 대학생들에게 스포츠의 가치를 일깨우고, 스포츠를 통한 양질의 삶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운동이 꼭 삶의 주된 부분이 아니어도 좋다. 학업과 운동을 함께하며 스포츠를 즐기고, 보다 건강한 삶을 꾸려나가는 대학생들의 모습. 그것이 KUSF가 꾸는 꿈이다.

운동 동아리에 소속된 학생들은 ’1학생 1스포츠‘를 실천하며 ‘What’s your sports?‘라는 질문에 적극적으로 답하고 있는 모범사례라고 볼 수 있다. '2026 동아리 프로파일링'은 전국에 있는 다양한 운동 동아리를 만나 그들이 스포츠를 즐기는 방식, 학업과 운동 사이 균형을 맞추는 전략을 알아본다.

이 연재 기사의 시작을 알리는 동아리는 서울여자대학교 국궁동아리 ‘설화’다. 설화는 작년 성동구청장기 단체전에서 우승한 실력파 동아리다.


2025년 전국대학생 궁도근사대회에서 설화가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제공 = 서울여대 설화)

[설화가 궁금해]

Q. 간단하게 동아리를 소개해 주세요.

A. 안녕하세요. 저희는 ‘빛을 향해 화살을 쏘는’ 서울여대 국궁동아리 ‘설화‘입니다.

저희 동아리 이름인 ’설화’가 ‘화살이 날아가 빛을 발한다’는 뜻이거든요. 이 의미에서 착안해 빛을 향해 화살을 쏜다고 소개해 보았습니다.


설화의 부원들이 실내 국궁장에서 국궁를 배우고 있다 (사진 제공 = 서울여대 설화)

Q. 설화의 구체적인 활동 내용이 궁금합니다.

A. 설화는 국궁을 처음 접하는 초급반과 중급반, 그리고 앞선 과정을 모두 수료한 팀의 시간표가 따로 나옵니다. 초급반은 실내에서 활을 쏘는 ‘근사’를 위주로 기초부터 훈련합니다. 활을 쏘는 자세와 태도를 배우는 단계예요. 중급반은 초급반보다 심화된 활쏘기 내용에 더불어 활을 관리하는 방법을 배웁니다. 이때부터 야외에서 활을 쏘기 시작하는데, 145m 떨어져 있는 과녁에 활을 쏘게 됩니다. 또 대회 참여와 교류전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어요. 봄과 가을에 대회가 몰려있는데, 많이 나가면 일 년에 열 번 이상 나가기도 합니다.


설화의 부원들이 야외 국궁장에서 활을 쏘고 있다. (사진 제공 = 서울여대 설화)

Q. 활을 쏘는 태도라고 하면 구체적으로 어떤 게 있나요?

A. 활을 쏘는 태도를 말할 때 가장 먼저 말할 수 있는 건 ‘습사무언’이에요. 습사무언은 활을 쏠 때 조용한 분위기를 유지하는 국궁의 문화를 표현하는 성어입니다. 이러한 문화가 자리 잡혀 있는 국궁은 바쁜 도시 생활 속에서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정신적으로 건강한 운동이라고 할 수 있어요.

Q. ‘설화’의 탄생 배경이 궁금합니다.

A. 저희 동아리의 시작은 조금 특별해요. 2015년, 육군사관학교 국궁부를 교육하던 교수님께서 저희 학교 체육학과 교수님을 찾아가 육군사관학교 화랑정에서 국궁 함께 배우자고 제안하셨다고 합니다. 체육학과 교수님께서 이 제안을 수락하시고 체육학과 학생들과 함께 국궁 소학회를 만든 것이 설화의 시작입니다.

Q. 그럼 지금도 육군사관학교에서 함께 훈련하나요?

A. 네. 자주는 아니지만 생도들이 연습하는 시간에 함께 활을 낼 수 있습니다. 육군사관학교는 시설이 워낙 폐쇄적이고 보안이 철저해서 훈련장에 들어갈 때 꼭 명단을 적어야 해요.

Q. 설화만이 갖는 특별한 장점이 있을까요?

A. 우선 저희 설화는 모든 부원이 성실하고, 열정적으로 활동에 참여합니다. 신입 기수부터 시작해서 저희 임원진까지 모두가 교육, 야외습사, 대회, 교류전 등 활동에 매우 적극적으로 참여해요. 또 저희 동아리는 학교에서 많은 지원을 해 주는 편이에요. 특히 임원진으로 활동하면 야외로 활 쏘러 나갈 때 드는 비용을 받을 수 있어요. 또 부원 교육 활동을 하면 활을 쏠 때 필요한 장비를 지원받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저희 설화는 분위기가 가족 같다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부원이 총 84명으로 아주 큰 동아리지만, 누구 하나 빠짐없이 잘 지내는 편이에요. 국궁으로 만났지만 국궁뿐 아니라 다른 취미도 공유하며 친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같이 해외여행도 다닐 정도예요. 오늘도 훈련이 끝나고 따로 회식에 간 부원들이 몇 있어요.


설화 16기 부원이 자신의 궁대와 깍지를 들고 있다. (사진 제공 = 서울여대 설화)

Q. 다양한 대회에 참여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작년에 참여한 대회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소개해 주세요.

A. 아무래도 작년 성동구청장기 단체전에서 우승한 게 가장 기억에 남아요. 그날은 아침 일찍 편한 마음으로 대회장에 갔어요. 대회장에 가선 주최 측이 준비한 어묵꼬치와 컵라면을 먹으면서 멍 때리다가 활을 쐈습니다. 큰 기대 없이 다른 팀의 결과가 나오길 기다리는데 서울여대가 우승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단 한 발 차이로 일등 했다는 거예요. 뜻밖에 기쁨이었죠. 그때 시상식에서 행복하게 맞았던 햇빛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설화 부원들이 대회에 참여하여 사대에 서 있다. (사진 제공 = 서울여대 설화)

Q. 설화의 올해, 2026년 목표는 무엇인가요?

A. 대회에 나가서 많은 수상을 하는 게 가장 큰 목표입니다. 상을 많이 받으면 다른 국궁 동아리에서 인지도가 생기고, 홍보가 되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돼요. 또 대회 외적으로는 이제 국궁에 입문한 신입 부원들과 기존에 등록되어 있던 부원 모두가 국궁에 흥미를 느끼도록 친목활동을 많이 진행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활을 쏘는 게 부담이 아닌 재미가 되어 설화에 오래 남아 좋은 추억을 쌓길 바랍니다.


설화 부원들이 대회장에서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제공 = 서울여대 설화)

[설화의 OO가 궁금해]

Q. 네 분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A. 주하: 저는 설화의 회장이자, 입부 한 지 2년째 된 첨단미디어디자인전공 24학번 이주하입니다.

윤아: 저는 설화의 부회장이자, 입부 한 지 3년째 된 첨단미디어디자인전공 24학번 강윤아입니다.

예은: 저는 입부 한 지 3년째 된 시각디자인전공 23학번 김예은입니다.

해인: 저는 입부 한 지 3년째 된 데이터사이언스학과 24학번 조해인입니다.

Q. 동아리를 가입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A. 예은: 저는 설화에 입부하기 전에도 동아리를 여러 개 했었어요. 더 좋은 취미를 할 수 있는 동아리를 찾다가 친한 동기에게 같이 지원해 보자고 제안해서 입부하게 됐습니다.

주하: 저는 현재 부회장인 윤아의 권유로 가입했어요. 초반에는 독특한 운동이니까 재밌겠다는 가벼운 마음이었는데, 활을 쏘다 보니 매력적이고 재밌어서 지금까지 하게 됐어요.

윤아: 저는 중학생 때 국궁이 주제인 웹툰을 보고 국궁을 한 번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서울여대에 입학하기 전에 동아리 홈페이지를 보다가 국궁동아리의 존재를 발견했어요. 면접을 볼 때 너무 합격하고 싶어서 “설화에 뼈를 묻겠다"라고 말하기도 했죠.

해인: 저도 윤아처럼 입학 전 학교 홈페이지에 있는 중앙동아리를 살펴보다가 국궁동아리의 존재를 확인했어요. 막연히 국궁이 재밌겠다 싶어서 가입하게 됐습니다.


설화의 부원이 조용한 순간 집중하여 활을 쏘고 있다. (사진 제공 = 서울여대 설화)

Q. 동아리 활동을 하며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나요?

A. 예은: 저는 처음 원사 나갔을 때가 기억나요. 작년 7월 한강 난지 국궁장이었어요. 뜨거운 태양 아래를 부원들과 걸으며 쓰러지는 거 아니냐며 양산 들고 다니던 게 기억나요.

주하: 저는 처음으로 야외 습사를 나간 순간이 기억나요. 초급반이라 근사로 나갔는데 남산 석호정이었고 봄이라 활터에 벚꽃이 많았어요. 활 쏠 때 현에서 나는 소리, 고요한 자연의 소리를 들은 게 제게 무척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윤아: 저는 2년 넘게 동아리 활동을 하다 보니 기억에 남는 순간이 무척 많아요. 처음 원사 나간 순간, 신입부원 교육, 대회에 출전했을 때 등 하나만 꼽기 어려울 정도예요. 그래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고르자면, 여유롭게 활을 내는 순간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화살이 맞던 안 맞던 부원들과 사대 위에 서 있는 순간. 그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해인: 저는 초급반 교육을 마치고 중급반 교육을 시작할 때 우궁으로 쏘는 걸 관두고 좌궁으로 쏘는 것을 시작한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마치 처음 활을 배우는 것처럼 힘들었거든요.


설화 부원이 원사 훈련에 나가 과녁을 향해 자세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서울여대 설화)

Q. 동아리 활동을 하며 한계에 부딪혔던 순간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A. 예은: 국궁할 땐 자세가 무척 중요해요. 과녁을 맞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작정 맞는다고 다 좋은 것도 아니에요. 자세가 좋은 상태에서 맞아야 운이 아닌 실력으로 맞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자세가 잘못되면 현이 팔에 계속 맞아요. 그럼 무척 아파요. 근데 자세가 안 좋을 때, 그 원인이 무엇인지가 바로 나오지 않아요.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에요. 저도 현이 팔에 계속 맞았던 때가 있는데, 지금은 접장님께 질문하고 배우면서 극복했어요. 또 겨울에는 야외 습사를 나가면 엄청 추운데, 옷을 입으면 자세가 바뀌는지 또 현이 팔에 맞아요. 결국 옷을 벗고 활을 쏘는데, 그러면 강한 추위에 또 어려움을 겪습니다. 이때는 옆에 동료들을 보면서 다 같이 추우니까 견디자고 스스로에게 말하며 정신력으로 버팁니다.

주하: 국궁을 하다 보면 팔을 현으로 얻어맞는 순간이 무조건 와요. 저는 팔에 멍도 들고 좀 심한 편이었어요. 활이 안 맞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들었죠. 이 문제로 계속 고민하는데 혼자서는 도저히 풀리지 않더라고요. 스스로의 모습은 보이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먼저 시작한 부원들에게 조언을 구했어요. 또 접장님들께도 계속 도움을 청했습니다. 각고의 노력 끝에 이젠 팔에 안 맞고 잘 쏘고 있어요.

윤아: 저는 한 달 동안 모든 화살이 과녁의 오른쪽으로 가는 문제가 있었어요. 도저히 뭐가 원인인지 몰라서 힘들었습니다. 그럼에도 활을 쏘는 게 무척 행복했기 때문에 다양한 조건들을 테스트해 가며 끝내 문제의 원인을 발견했어요.

해인: 저는 고학년이 되면서 국궁 외에 할 일이 많아지면서 국궁을 많이 못 하게 된 게 가장 힘들어요. 학업과 양립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는 게 어렵더라고요. 그래도 부원들과 국궁 외 다른 시간에 함께 하면서 ‘같이 한다’는 마음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아요. 국궁장은 지금 할 일이 다 끝나면 찾아갈 생각입니다.


대회에 나간 부원들이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서울여대 설화)

Q. 윤아 님 말씀대로 학업과 동아리의 균형을 잘 맞추는 일이 쉽지 않잖아요. 설화가 학업과 동아리 활동을 병행하는 방법이 궁금합니다.

A. 주하: 학기 시작 전 시간표 짤 때 활을 쏠 수 있도록 신경을 써요. 활 쏘는 시간을 비워두고, 공강을 만드는 식이에요.

윤아: 회장과 부회장은 교육을 많이 나가야 해서 시간이 무척 부족해요. 과제가 많이 쌓이니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도 사실이죠. 그래도 그냥 한다는 생각으로 모든 걸 해냅니다. 이렇게 쌓인 스트레스는 국궁으로 해소해요.

해인: 저는 말씀드렸던 것처럼 국궁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이 부족해요. 그래도 가끔 교육 나와서 신입 부원을 가르치면서 활터에 대한 욕망을 해소하고 있습니다. 또 저는 기숙사에 개인 활을 가져다 놓았는데요. 시간이 되면 쏘러 가겠다는 다짐을 마음속에 품고 있습니다.

[공통질문: What's your 'sports'?]

Q. What‘s your ’sports‘? : 나에게 ’국궁‘이란?

A. 예은: 나에게 국궁이란 ‘좋아하는 사람들과 머무는 영원히 간직하고 싶은 여백’입니다. 전공 과제나 일에 대한 고민 때문에 숨 가쁘게 달려야 할 때가 많아요. 휴학 중인데도 포트폴리오 준비나 미래 계획을 세우고 있어서 머릿속이 항상 복잡해요. 그런데 원사 나가서 활을 쏠 때만큼은 생각을 내려놓고 숨을 돌릴 수 있어요. 좋아하는 사람들과 나란히 서서 활을 쏠 때, 그 고요한 찰나에 ‘이대로 시간이 멈추면 좋겠다’ 생각합니다. 제게 국궁은 그 정도의 행복을 주는 일이에요. 이렇게 친한 부원들과 졸업하고 멀어질까 봐 걱정되기도 하지만, 그래도 국궁으로 다시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고요.

주하: 나에게 국궁이란 ‘나를 알아가는 운동’입니다. 활쏘기에 온전히 집중하며 사람들과 즐겁게 얘기하는 것. 회장으로서 설화를 이끄는 것. 설화에서 활동하면서 내가 할 수 있을까? 의심했던 모든 일을 하게 됐어요. 같은 취미를 갖고 마음이 맞는 사람들을 만나며 새로운 나를 발견할 수 있었죠.

윤아: 나에게 국궁이란 ‘나의 대학생활을 더 빛나게 만들어 준 활동이자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행복’입니다. 말 그대로예요.

해인: 나에게 국궁이란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드는 활동’입니다. 활을 낼 때는 바른 자세로 쏘아야만 정확히 나가요. 그래서 국궁을 하는 매 순간 자세를 바르게 하려고 노력해야 하죠. 그리고 자세가 안 좋을 땐 무엇이 잘못되었을까 하면서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들어요. 이렇게 국궁은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들어요.


설화의 부원들이 활터에서 수련을 마친 후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제공 = 설화)

 

국궁은 입문이 쉬운 운동은 아니다. 활과 화살, 궁대 등 입문을 위해 필요한 도구가 많고 아무 데서나 화살을 쏠 수 있지 않다. 또 처음 활을 잡는 사람은 가까이에서 쏘는 근사라도 단 한 발을 맞히지 못해 고전한다. 설화의 부원들은 그만큼 국궁에 헌신적인 노력을 쏟는다. 실내 국궁장에서의 첫 만남부터 국궁 시연, 인터뷰에 이르기까지 그들은 매 순간 국궁에 대한 진심을 보여줬다. 그 순수한 열정은 곧 끈끈한 연대가 되어 부원들 간의 가족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함께 활을 쏜 이야기를 하며 즐겁게 웃는 그들에게서 '가족'이라는 단어가 떠오르지 않을 수 없었다. 설화에게 국궁은 단순 취미 스포츠를 넘어 성장의 자양분이자 인연의 고리 역할을 한다.

앞으로도 계속될 설화의 빛을 향한 활쏘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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