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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대한민국 체육인대회] “K-컬처 300조, 스포츠 아젠다는?”...대한민국 스포츠의 생존을 묻다
작성자 KUSF 심채리작성일 2026.05.21 조회 82
“소비에서 투자로”...학교 체육에서 답을 찾다
“학생입니까, 운동선수입니까"...학교 체육 정상화를 위한 과제  
33살 첫 월급・상무 없는 동계 종목...시스템과 데이터 절실 

[KUSF=영등포/심채리 기자] 지난 14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2026 대한민국 체육인대회가 개최됐다. ‘국민주권시대, 대한민국 체육 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는 거대한 지각 변동 속에서 대한민국 체육 생태계의 생존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본 행사는 ▲ 개회식 및 기념 촬영 ▲ 체육 정책 발제(조현재・오정훈・박성수) ▲ 현장 패널 토크 콘서트(‘함께 참여하는 톡’) 순으로 진행됐다. 대한민국 체육의 다음 10년을 설계하겠다는 목표 아래, 현장과 행정 당국이 머리를 맞대고 소통하는 뜻깊은 자리였다. 

 

“소비에서 투자로” - 학교 체육에서 답을 찾다 


 

▲ 발제 중인 조현재 회장 (사진=심채리 기자)


행사 전반부는 대한민국 체육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 방안을 제시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첫 발제를 맡은 조현재 한국올림픽유산협회장은 “스포츠를 일방적인 소비가 아닌 핵심 국가전략이자 투자로 전환해야 한다”라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정부와 체육계가 협력해 운동을 국민적 ‘K-생활문화’로 정착시키고, 법정 스포츠 처방 제도 등을 통해 체육이 국가 정책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 발제 중인 오정훈 위원장 (사진=심채리 기자) 

  

이어진 발제에서 오정훈 대한체육회 학교체육위원장은 “AI 시대, 우리가 흘리는 땀방울은 알고리즘이 결코 쓸 수 없는 가장 아름다운 언어”라며 스포츠가 모든 변화의 중심에 서는 ‘대중의 스포츠화’를 당부했다. 그는 운동부 학부모의 수익자 부담을 덜어줄 기관 카드 세금 혜택, 학교 운동부 운영비 증액, 스포츠 탄소세 도입 등 선순환 제도를 제안했다. 

 

 

▲ 발제 중인 박성수 교수 (사진=심채리 기자) 

  

인프라 혁신에 대한 날카로운 진단 또한 이어졌다. 박성수 목포대학교 교수는 일본 야구부가 4천 개에 달하는 반면, 국내는 단 90개에 불과한 현실을 지적하며 입시 중심 교육 환경 속에서 학교 체육이 상대적으로 위축 됐음을 짚었다. 특히, 생존 수영 수업 의무화와 관련해 학교 내 인프라가 부족해 외부로 이동해야 하는 한계를 언급하며 학교 체육, 생활 체육, 전문 체육의 근간이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함을 역설했다. 

 

동시에 금산 파크골프장 홍수 사태를 사례로 들며, 체육 시설 건립에 있어 현장의 목소리 반영이 절실함을 호소했다. 대안으로는 일본 훗카이도 에스콘필드와 인천 청라 스타필드 돔구장과 같은 민간 융복합 인프라 투자가 제시됐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역시 “공교육 내 1인 1기 스포츠 정착과 함께, 민간 투자를 이끌어낼 베네핏을 정부가 선제적으로 만들어줘야 한다”라고 힘을 실었다.

 

세 발제자들은 입을 모아 ‘학교 체육’의 부활을 대한민국 스포츠 쇄신의 출발점으로 꼽았다. 

 

“저희가 다 저지른 일들” - 학교 체육 정상화 시급 




▲ 연설 중인 임오경 의원 (사진=심채리 기자) 


이러한 학교 체육을 든든하게 받쳐줘야 할 행정적 기반은 불안정하다. 국회 K-스포츠문화포럼 대표 임오경 의원은 “체육계 내부의 반성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임 의원은 과거 하나였던 체육 권한이 불과 몇 년 새 분할된 점을 지적했다. 학교 체육 예산은 교육부로, 노인 스포츠 예산은 보건복지부로 이관되면서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의 역할이 제한되고 있다는 것이다. 부처 간 예산이 분절되며 학교 체육, 생활 체육, 전문 체육 간의 연결고리 역시 약해졌다. 

 

사회적 시선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임 의원은 “미디어 노출이 잦은 학생 선수들은 작은 실수라도 발생하면 어김없이 ‘운동선수’라는 꼬리표가 붙는다”라며 부정적인 시선이 확대되는 현상을 경계했다. “학생입니까, 운동선수입니까”라는 질문은 관리의 대상이라는 편견과 싸워야 하는 학생 선수들의 현실과 직결된다. 이에 체육 정책의 방향성이 “관리 중심에서 전략 중심으로 전환돼야 한다”라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현재 대한민국 체육 정책의 가장 큰 한계는 관리 중심 행정에 머물러 있다는 점입니다. 체육단체 관리, 보조금 집행, 공정성 확보 등은 반드시 필요한 요소이지만, 여기에 정책 역량이 과도하게 집중되면서 스포츠의 성장 가능 성과 전략적 가치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제 체육 정책은 단순한 행정 영역을 넘어 국민 건강 증진, 지역 경제 활성화, 미래 산업 창출, 국가 브랜드 제고를 동시에 실현하는 국가 전략 정책으로 재정립돼야 합니다.

- 박주희 국제스포츠전략위원회 이사장 발제 중

“33살에 쥔 첫 월급” - 감정적 호소 넘어 데이터로 증명할 때




▲ '함께 참여하는 톡' 모습 (사진=심채리 기자) 

행정 장벽과 전략 부재는 고스란히 현장 선수들의 어려움으로 이어진다. ‘함께 참여하는 톡’ 패널로 나선 스노보드 국가대표 김상겸은 “올림픽을 네 번이나 나갔지만, 서른세 살이 돼서야 처음으로 실질적인 돈을 벌었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후배들을 위해 ‘아스나비’와 같은 고용 기반 생태계 도입이 절실함을 호소했다. 유승민 회장 역시 동계 종목 대다수가 국군체육부대가 없어 징집과 동시에 훈련이 어려워지는 구조적 모순을 짚었다. 

 

학교 체육의 사각지대에 대한 우려도 이어졌다. 장애인 노르딕스키 국가대표 김윤지는 “아직도 많은 장애 학생들이 학교 체육 수업 내에서 배제되고 있다”라며, 본인이 적극적으로 방법을 모색하지 않으면 공교육 내에서 체육의 기회조차 얻기 힘든 현실을 토로했다. 

 

이처럼 견고한 행정 장벽을 허물기 위한 방안은 결국 ‘객관적 지표’다. 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는 “K-컬처는 300조 원을, K-관광은 3천만 명을 목표로 하는데 대한민국의 스포츠 아젠다는 무엇입니까?”라는 묵직한 질문을 던졌다. 체육계가 정책의 중심으로 서기 위해서는 막연한 호소를 넘어, 명확한 목표치와 데이터를 통해 산업적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시대의 주요 과제에 대한 해답이 체육계 안에 있는 만큼 기성세대가 책임감을 갖고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의견이다. 

민생 경제 회복, 고령화, 지방 소멸, 건강 불평등 등 현시대의 키워드는 전부 체육계 안에 들어가 있습니다. 이 모든 근간인 학교 체육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다는 것은 국가적 재난 아닙니까. 우리 애들이 운동장에서 운동을 못하고 점심시간에 축구와 야구가 금지되고 있어요. 운동회가 없어진대요. 너무 황당하지 않나요. 어른이라면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 현장 패널 토크 콘서트 발언 중 

“위기를 기회로” - 대학스포츠가 증명해야 할 내일




▲ 연설 중인 유승민 회장 (사진=심채리 기자) 


현장의 모든 이야기는 결국 ‘학교 체육’ 정상화로 귀결됐다. 선수의 투혼을 감동적인 서사나 스타성으로만 소비하고, 또 다른 기적만을 바라던 시대는 지났다. 국민주권 시대. 이 거대한 패러다임의 전환 속에서 대학스포츠계가 짊어진 과제는 더욱 무거워진다. “학생입니까, 운동선수입니까”라는 질문에 가장 치열하게 고민하고 답을 내놓아야 하는 곳이 바로 대학 무대이기 때문이다. 

 

해답은 명확하다. 대학스포츠의 산업적 가치를 철저한 데이터로 객관화해 설득력을 갖춰야 한다. 유승민 회장의 지적처럼 타국의 사례를 벤치마킹하기만 할 수는 없다. 병역 의무와 입시 제도가 얽힌 대한민국의 특수한 현실 속에서 우리만의 자생적인 모델을 고안해야 한다. 

 

그 가능성은 이미 현장에서 찾아볼 수 있다. 아주대학교 축구부 프런트가 지역 사회 상생 마케팅을 기획해 홈경기를 지역 전체의 축제로 각인시킨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대학스포츠가 지역 경제와 산업에 미치는 파급력을 명확한 지표로 증명해 낼 때, 학생 선수들 또한 우리 사회에 탄탄하게 뿌리내릴 수 있다.

 

잇따른 엘리트 팀들의 해체 속 마주한 현실은 결코 녹록지 않다. 그렇기에 엘리트 체육 기반의 최전선인 대학스포츠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다. 위기는 곧 새로운 증명의 무대이기에 이제는 대학 무대가 앞장서서 체육이 투자이자 고부가가치 산업임을 보여줘야 할 시점이다. 

 

2026 대한민국 체육인대회가 쏘아 올린 쇄신의 화두가 내일의 체육인들을 위한 시스템으로 온전히 응답받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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