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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5월호] 따로, 또 같이: 형제가 함께 써 내려갈 페이지 - 심재윤 & 심재경 형제 인터뷰 -
작성자 SPORTS KU 김예림작성일 2026.05.21 조회 55


[SPORTS KU=글 김예림 기자, 사진 박수빈 기자, 심재윤 본인 제공]
형제(兄弟).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서로를 지켜보는 존재이자 누구보다 큰 자극이 되는 사이. 럭비라는 공통분모 안에서 함께 꿈을 그려가고 있는 형제가 있다. 묵묵히 길을 닦으며 이정표가 돼준 형, 그리고 형의 발자취를 따라 걸으며 스스로 증명해 내고 있는 동생. 고려대 럭비부의 든든한 Lock 심재윤(체교23)과 새로운 샛별로 탄생할 동생 심재경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같은 곳을 바라보며 그라운드를 달리고 있는 두 형제의 이야기를 SPORTS KU가 담아봤다.

 

[심재윤 프로필]

생년월일: 2003.09.07.

소속: 체육교육과 23

포지션: Lock

출신학교: 운산초-금명중-부산체고

 

[심재경 프로필]

생년월일: 2010.10.04.

포지션: Lock, Flanker

출신학교: 운산초-영도제일중

 

 

형제가 함께 럭비공을 쥐기까지

 

 심재윤(이하 재윤)이 럭비를 시작하게 된 건 한순간의 우연이었다. “중학생 때 농구를 했어서 배재중으로 전지훈련을 가게 됐어요. 한창 농구를 그만둘지 고민하던 시기에, 운동장에서 럭비부가 운동하는 모습을 보고 재밌어 보인다고 생각해 부모님께 말씀드렸어요.” 이런 형을 따라 동생 심재경(이하 재경) 역시 럭비에 입문하게 됐다. “형이 럭비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저는 럭비에 관심이 없었어요. 오히려 부모님께서 형을 따라 럭비를 해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권유해 주셔서 시작했어요.” 

 

 
럭비는 부상도 잦고 대중에게 잘 알려진 종목도 아니다. 먼저 럭비의 길을 걸었던 재윤은 동생이 럭비를 시작한다는 사실이 마냥 달갑지는 않았다.
“처음에는 무조건 반대했어요. 럭비를 하다보니 부상도 입고, 수술까지 해보면서 쉽지 않은 종목이라는 걸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그런 부분을 동생에게까지 느끼게 하고 싶지 않았어요. 막내다 보니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해봤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컸던 것 같아요.”라며 동생이 럭비공을 쥐게 된 순간을 떠올렸다.

 

 재경은 올해 고등학생이 됐다. 바뀐 환경에 적응하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다고 묻자, “훈련이 힘들다.”라며 고충을 털어놨다. 이에 재윤은 “재경이가 고등학교 입학 후 일주일 됐을 때 힘들다고 연락이 왔어요. 저는 농구를 계속하다가 고등학교에 진학해서 괜찮았는데, 재경이는 중학교에서 조금 하다가 고등학교에 가다 보니 힘들어하더라고요. 같은 운동을 하다 보니 적응하기 힘든 부분도 제가 알기도 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해서 다독여줬던 기억이 납니다.” 

 

 앞서간 길에서 동생에게 아낌없이 조언해 주는 재윤은 동생에게 언제나 존경의 대상이다. “저는 럭비부 동기들한테 저희 형이 럭비 선수라고 말할 수 있었던 것이 제일 자랑스러워요. 부산체고 때 주장으로 춘계리그와 전국 체전 우승했던 것도 정말 좋았어요. (웃음)” 형이 구장에서 뛰고 있는 모습이 가장 멋있다고 말하는 재경 역시 재윤에게는 자부심이다. “항상 집에서 게임만 하던 재경이가 시합을 뛰고 있는 모습을 보면 장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의 자리: 따로, 또 같이

 

 재경에게 재윤의 장점에 관해 묻자, “형은 멧돼지 같아요. 몸싸움도 잘하는데 패스 능력까지 좋아서, 포워드와 백스를 잇는 연결고리 역할을 해줘요.” 이에 화답하듯 재윤은 동생의 긴 보폭을 장점으로 꼽았다. “재경이는 키가 커서 보폭이 길어 상대 입장에선 잡기가 까다로워요. 겁이 좀 있는 줄 알았는데, 막상 경기 들어가면 태클도 아주 잘하더라고요.”

 

 

재경은 고등학교에 진학하며 Lock과 Flanker를 보고 있지만, 마음속에는 백스에 대한 갈증이 있다. 7인제 청소년 대표로 뛰었던 만큼 스텝과 주력에는 자신 있기 때문이다. “사실 몸 대는 것보다 볼 받고 뛰는 걸 더 좋아해요. 기회가 된다면 백스 포지션을 하고 싶어요.” 재윤 역시 포지션 변경에 관한 질문에 윙을 꼽았는데, “만약 바꾼다면 저도 윙을 보고 싶어요. 근데, 지금 제 포지션에도 자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지금도 충분히 만족합니다.” 

 

 먼저 대학 무대를 경험한 재윤은 동생의 고민과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안다. 특히 부상으로 경기를 뛰지 못했던 아쉬움을 알기에 동생에게는 더욱 단단한 마음가짐을 강조한다. “대학교는 고등학교와 템포부터 달라요. 기본기가 완벽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어요.” 재윤은 기술적인 조언 외에 태도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집에서는 부모님이 다 해주셨겠지만, 단체 생활은 달라요. 본인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상황도 참으면서 버텨내야 한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재경은 형의 경기를 빠짐없이 챙겨본다. 형이 부상으로 구장에 서지 못할 때 누구보다 아쉬워했던 것도 동생이었다. “형이 고려대 소속이라는 게 자랑스러워요. 연세대보다 고려대가 훨씬 좋습니다. (웃음) 기회만 된다면 저도 꼭 형을 따라 고려대에 가고 싶어요.” 대학교에 대한 로망은 없냐는 질문에 재경은 “고등학생 때까지가 재미있을 것 같아요. 대학교에 가면 다시 1학년부터 모든 걸 새로 시작해야 하잖아요. 그게 벌써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 중학교 3학년 때가 정말 재밌었거든요. 지금은 1학년이라 형들 눈치도 많이 보이고요. (웃음)”라며 속마음을 털어놨다.

 

 반면 내년 졸업을 앞둔 재윤에게 고려대에서의 시간은 만족스러우면서도 부상이라는 작은 후회가 남는 시간이었다. “고등학생 때는 다친 적이 없었는데, 대학교 2학년 때 연습 게임을 하다 다쳐서 경각심을 가지게 됐어요. 그 이후로는 몸 관리를 제대로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라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반대로 재경은, 부상이 걱정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저는 스스로 태클을 너무 잘한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상대를 넘어뜨리고 제압하는 게 너무 재밌어요. 아직은 부상이 걱정되지 않아요.”


 

 아직 부상이 두렵지 않은 해맑은 막내와 그런 동생을 바라보는 형. 두 사람에게 함께 운동하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냐 묻자, 재경은 어린 시절의 귀여운 일화를 꺼내며 웃음을 터뜨렸다. “형이랑 같이 놀면서 운동하던 때였는데, 제가 패스를 받아 트라이를 찍으려다 공을 놓쳤거든요. 그런데도 형한테는 안 놓쳤다고, 트라이 맞다고 끝까지 따졌던 기억이 나요.”


 

형제(兄弟)의 이름으로

 

 
럭비장을 벗어난 두 사람의 대화는 평범한 형제들처럼 무심하고 짧다. ‘밥은 먹었냐’, ‘부모님 말씀은 잘 듣냐’라는 형의 잔소리 같은 연락에 재경은 가끔 투덜대지만, 그 속에는 애정이 흐른다. “저번에는 재경이한테 형이 보고 싶지 않냐고 연락하니 보고 싶다고 했어요. (웃음)” 형의 대답을 듣고 재경은 그런 적이 없다며 투닥거리기도 했지만 그 속에 숨겨진 두 사람의 우애를 엿볼 수 있었다. 재윤은 늦둥이 동생인 재경이 운동하느라 평범한 학창 시절의 추억을 놓칠까 늘 걱정했다. “친구들이랑 함께 자유롭게 시간을 보내야 할 시기인데, 휴가도 없이 운동만 하니까 걱정을 많이 했어요. 그래도 제가 먼저 럭비를 하고 있어서 (재경이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좋아요.”

 

 만약 럭비를 하지 않았다면 두 사람은 지금쯤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저는 성우가 하고 싶었어요.” 성우가 되고 싶었던 소년은 운명처럼 럭비공을 쥐게 됐지만, 재윤의 눈에 비친 동생은 게임만 했을 것 같은 철부지 막내이다. “재경이는 럭비를 안 했다면 항상 게임만 하고 아무것도 못 했을 것 같아요. (웃음)” 평소에는 민망함에 장난 섞인 농담을 주고받지만, 결국 남는 것은 서로의 존재이다. 재경은 형이 없었다면 지금의 자신은 없었을 것이라며 진심을 내보였다. “형이 없었으면 부모님 말씀도 안 듣고 지금보다 훨씬 난폭해졌을 거예요.” 재윤에게도 재경은 집안의 분위기를 바꾸는 소중한 존재이다. “재경이가 없었으면 부모님께 지금 같은 활력소가 없었을 거예요. 저희 형제가 경기하는 모습을 보러 오시는 것이 부모님의 낙이예요. (부모님께) 그런 즐거움을 드릴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같이 운동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라고 전했다.

 


 
이제 두 사람은 각자의 자리에서 올해의 목표를 향해 달린다. 재윤은 “올해는 부상 없이 전승하는 것이 목표입니다.”라고 언급했고, 재경은 “엔트리에 들어서 상대를 한 명 쓰러뜨리겠습니다.”라며 당찬 포부를 보여줬다. 마지막으로 재경은 부상으로 마음고생했던 형을 보면서 진심 어린 소망을 덧붙였다. “형이 꼭 실업팀에 갔으면 좋겠어요. 부상으로 경기를 못 뛰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너무 안 좋았어요. 재윤이 형이 아주 유명한 선수가 되길 바랍니다.” 동생의 응원에 재경은 한 마디로 답을 대신한다. “저보다 훨씬 잘하는 선수가 되면 좋겠습니다.”

 

코너: [내 마음을 받아 줘!] 형에게 / 동생에게 한마디 

 

재윤 -> 재경 :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 수 없다. 버텨라

재경 -> 재윤: 실업팀에 가서 돈을 많이 벌었으면 좋겠다.

 

 각자의 위치에서 럭비의 내일을 책임지는 주역으로 성장하고 있는 두 사람. 등대처럼 서로의 앞길을 밝히며 나아갈 이들의 동행은 이제 막 새로운 장을 열었다. ‘형제’라는 이름으로 서사를 함께 써 내려갈 두 선수의 찬란한 앞날을 SPORTS KU가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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