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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6월호 vol.74] 시붐쓸잡: 스크린 밖, 또 하나의 ‘리바운드’
작성자 시스붐바 김지아작성일 2026.06.10 조회 66

※ 본 기사는 시스붐바 2026년 6월호(vol.74)에 게재된 글입니다.

 


 

[시스붐바=글 김지아 기자, 사진 시스붐바 DB, CGV, 넥슨코리아, 점프볼 제공]

 

장항준 감독의 작품인 <왕과 사는 남자>가 총관객 1,688만 명을 기록하며 역대 한국 영화 관객 수 2위에 올랐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여파로 단종 신드롬과 영월 성지순례 열풍이 이어지며, 작품에 대한 대중적 관심은 좀처럼 식지 않았다. 해당 영화의 흥행으로 빛을 본 또 다른 영화가 있다. 바로 장항준 감독의 또 다른 연출작인 <리바운드>(2023)다. 2023년 4월 5일 개봉한 <리바운드>는 단 6명의 선수로 수적 열세를 극복하고 대회 결승에 진출한 부산중앙고등학교 농구부의 실화를 담았다. 해당 영화는 아쉽게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했지만, <왕과 사는 남자>의 영향으로 지난 4월 3일 재개봉과 함께 무대인사도 진행됐다. <리바운드>를 통해 고교농구와 대학농구, 특히 연세대학교 농구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이유를 함께 살펴보자.

 


 

영화도 이렇게 쓰면 욕먹는다! <리바운드>에서 그려진 기적 같은 실화

 

리바운드(Rebound)는 빗나간 슛으로 인해 바스켓에 맞고 튕겨 나온 볼을 다시 잡는 행위를 뜻한다. 리바운드 선점은 인사이드 공격·수비에 있어 볼을 다시 소유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농구 기술로, 리바운드 개수에 따라 당일 경기 승패가 좌지우지된다. 

 

영화 <리바운드>에서는 리바운드를 “실수와 실패를 만회하러 다시 한번 기회를 얻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리바운드>는 해체 위기에 놓인 부산중앙고등학교 농구부(이하 부산중앙고)에 부임한 코치 강양현(안재홍)을 중심으로, 6명의 선수가 고군분투하며 2012년 제37회 대한농구협회장기 전국대회(이하 협회장기) 결승까지 올라가는 여정을 자세히 묘사한 열세 극복 일대기다. 부산중앙고는 예선 2차전부터 교체 선수 없이 경기를 치렀으며, 이때 천기범(이신영)과 배규혁(정진운)과의 호흡에 더해, 허재윤(김민)의 슛감 회복, 홍순규(김택)의 스크린 플레이, 정강호(정건주)와 정진욱(안지호)의 깔끔한 움직임 등 선수 개개인의 역량 성장도 함께 보여준다.

 


 

사실 사라져가는 운동부를 살리기 위한 선수들의 성장 이야기는 뻔한 영화 클리셰에 불과하다. 하지만 <리바운드>는 클리셰를 넘어선 무언의 메시지가 있다. 우선, 영화의 내용이 실화라는 점에 가장 큰 의의가 있다. 길거리 농구 캐스팅으로 시작한 부산중앙고는 반등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용산고등학교 농구부(이하 용산고)를 상대로 치열하게 싸웠으며, 준우승에 그쳤음에도 ‘고교농구의 희망’으로 부상했다. 또한, 선수들이 좌절하고 다시 일어나는 과정을 ‘리바운드’라는 농구 기술로 표현해 인상적으로 접근한 것이 영화적 매력을 더했다.

 

<리바운드>에서 많은 관객이 명장면으로 꼽는 부분은 영화의 엔딩인 용산고와의 협회장기 결승전 장면이다. 부산중앙고는 예선에서부터 안양고등학교 농구부, 제물포고등학교 농구부를 거쳐 고교농구 최강자인 용산고를 결승에서 만난다. 정진욱의 부상으로 교체 선수가 없는 상황, 경기 초반부터 파울이 누적되며 부산중앙고는 위기를 겪는다. 하프타임 동안 강양현 코치는 “팀이 살려낸 리바운드 덕분에 결승까지 온 것”이라며 선수들을 북돋아 주며 다시금 ‘리바운드’를 시도한다. 그들은 결과적으로 용산고에 63-89, 26점 차로 패배했다. 하지만 허재윤과 홍순규의 5파울 퇴장으로 3명이 40분 풀타임을 소화해야 했던 상황, 전력 누수에도 볼을 놓지 않으려는 꿋꿋한 의지 등 그들의 이야기는 영화처럼 반짝이는 가치를 지녔다. 또한 엔딩에 깔린 Fun.의 ‘We Are Young’은 그들의 청춘과 농구를 완벽하게 담아낸 선곡이었다. 부산중앙고의 천기범은 협회장기에서 득점·어시스트·수비·우수선수상을 휩쓸며 용산고 에이스 허훈에게 필적하는 기록을 보여줬고, 이들은 훗날 연세대학교 농구부(이하 연세대)에서 재회하게 된다.

 


 

연세대에서 ONE TEAM으로 뭉친 라이벌, 그리고 독수리 부활의 시작

 

부산중앙고와 용산고, 세기의 대결을 펼쳤던 그들은 천기범이 13학번, 허훈이 14학번 스포츠레저학과(이하 스레)에 입학하며 아군으로 다시 만났다. 두 사람은 2016 남녀 대학농구리그(이하 대학농구리그) 한양대학교 농구부와의 경기에서 32점 차 승리를 견인했다. 당일 경기 허훈(22득점 5리바운드 6어시스트)과 천기범(20득점 6리바운드)의 날카로운 슛 감각과 투맨 게임을 통해 둘이서 42득점을 합작해 연세대 최강 가드진의 면모를 보여줬다. 두 사람뿐 아니라 최준용(스레 13, 부산 KCC 이지스), 안영준(스레 14, 서울 SK 나이츠) 등 ‘미래 국가대표를 이끌 라인업’이라는 수식어에 걸맞은 선수들의 활약도 이어졌다. 해당 경기 시스붐바 상보를 함께 확인하며 생생한 경기 현장을 느껴보는 것도 추천한다.

 

[2016 대학농구리그] 연세대의 막강한 가드진,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하다

https://m.blog.naver.com/sis_boom_bah/220666001672?referrerCode=1

 

당해 연세대는 대학농구리그 15연승을 달성했으나, 고려대학교 농구부(이하 고려대)에 1위를 내주며 최종 순위 2위로 마무리했다. 그러나, 연세대는 플레이오프 챔피언 결정전에서 고려대를 꺾고 사상 첫 대학농구리그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고려대와의 챔피언 결정전에서 또한, 천기범(23득점 3리바운드)과 허훈(20득점 8리바운드)의 속공 플레이와 연결된 다수 득점, 리바운드가 한몫했다. 두 선수가 '라이벌'에서 'ONE TEAM'이 되자 시너지가 더 크게 났음을 알 수 있다. 이 외에도 최준용의 공수 양면 활약, 김진용(체육교육학과 14)의 인사이드 수비 등 선수들의 고른 활약도 승리에 이바지했다. 이후 천기범은 기자단 투표로 이루어진 챔피언 결정전 MVP로 뽑혔으며, 연세대는 이후 2021년까지 6년 연속 우승 트로피를 획득하며 승리 가도를 달렸다. 이 또한 시스붐바 상보를 통해 기쁨을 배로 맛볼 수 있다.

 

[2016 대학농구리그 챔피언 결정전 2차전] 연세대, 숙적 고려대 꺾고 사상 첫 대학농구리그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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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대학농구리그 출범 이후 6년 만에 우승한 연세대는 선수 부상으로 인한 전력 공백과 체력난에도 불구하고 투지 하나로 버텨 승리를 쟁취했다. 이러한 부분이 <리바운드>에서 보여준 학생 농구만의 반전 매력과 맞닿아있다. 부산중앙고의 도전 정신이 연세대에서의 시너지로 나타나며 연세대의 리바운드 여정은 현재 진행형인 셈이다. 영화 속의 서사가 과거에 머무는 것이 아닌 대학농구에서 지속적으로 이어진다는 것이 더욱 울림을 준다.

 


 

도파민 팡팡파라팡팡 팡팡팡! 연세대 농구에 빠져들어야 하는 이유

 

연세대의 승리와 역전은 언제 봐도 강렬한 짜릿함을 남긴다. 선수 부상 혹은 국가대표팀 차출로 인한 부재 속에서 우승을 거머쥔 경우라면 더더욱 그렇다. 10년 만에 복기해 본 첫 대학농구리그 우승과 더불어, 최근 연세대의 역전승 경기를 추가로 알아보자.

 

2024년 정기 연고전(이하 정기전) 농구 경기는 2018년 이후 이어진 기나긴 정기전 연패를 끊어낸 역사적인 경기다. 역전에 역전, 양 팀 간의 시소게임이 반복되다 연세대가 57-54로 3점 차 승리를 거뒀다. 1쿼터를 동점으로 마친 뒤, 양 팀은 1~2점 차의 접전을 이어갔다. 3쿼터 들어 연세대가 폭발적인 득점력을 보이며 점수 차를 벌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경기 종료 2분을 남긴 시점, 고려대의 2점 슛이 터지며 상황이 재역전됐다. 그럼에도 연세대는 집념을 앞세워 외곽과 내곽을 가리지 않는 조직적인 수비를 동원해 상대의 추가 득점을 저지했다. 경기는 57-54로 종료됐고, 상대적으로 고전했던 고려대와의 경기에서 승리를 맞이했다. 연세대는 해당 경기에서 고려대의 수비와 패스의 흐름을 꿰뚫고 이에 대응하는 속공 득점과 리바운드를 내세워 경기 흐름을 장악했다. 4쿼터 종료 직전까지 승패를 가늠할 수 없었던 만큼, 6년 만에 거둔 정기전 승리는 더욱 의미가 깊다. 현장의 감동을 선수들의 인터뷰를 통해 확인해보자.

 

[2024 정기 연고전 : 농구] 모두가 만든 값진 승, '원 팀' 연세대 출전 전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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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알아볼 경기는 2025년 제41회 MBC배 전국대학농구대회(이하 MBC배) 준결승전, 단국대학교 농구부(이하 단국대)와의 경기다. 마찬가지로 시소게임 양상으로 흘러가던 경기이기에, 결과를 알고 봐도 심장이 쫄깃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전반까지 점수 차를 벌려놓은 연세대는 3쿼터에 리드를 내어주며 역전을 허용했다. 양 팀은 득점을 주고받으며 쉽게 흐름을 내주지 않았고, 경기 종료 8.7초 전 단국대의 석 점 포가 터지며 경기 끝까지 치열한 공방이 오갔다. 결국 팀 파울 누적으로 얻어낸 자유투 덕분에 연세대는 89-86, 3점 차 승리를 얻어냈다. 번외로 해당 경기 이후에 치러진 MBC배 중앙대학교 농구부와의 결승 경기 또한 2차 연장전까지 갈 만큼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었기에 함께 시청해 보는 것도 좋다.

 

[제 41회 MBC배] 쫓고 쫓기는 싸움! 연세대, 단국대에 3점 차로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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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가 극적인 승리를 달성한 경기 외에, 안정적인 경기력을 선보인 경기들도 무수히 많다. 연세대 농구의 관전 포인트는 조직적인 팀플레이와 선수 개개인의 역량 성장에 있다. 수적 열세나 전력 누수 속에서도 빛나는 경기력을 보여준 연세대의 경기를 볼 때마다 소위 말하는 ‘도파민’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대학농구, 연세대 농구의 매력이다.

 

영화 〈리바운드〉를 관람한 관객이라면, 연세대 농구에 빠져드는 것 역시 같은 이야기의 연장선에 가깝다. 6명의 선수로 결승까지 올랐던 부산중앙고의 이야기처럼, 연세대도 수적 열세나 라이벌의 압박 앞에서도 매번 새로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선수의 개인 성장과 조직적 팀플레이 모두, ‘리바운드’의 순간에서 파생된다. 연세대 농구뿐 아니라 대학농구 전반에서, 슛을 놓치지 않고 계속 도전하는 모습은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순간을 만들어낸다. 40분이라는 한 편의 영화를 코트 위에서 써 내려가는 대학농구의 매력에 빠져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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