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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S KU 2026년 3월호] 센터 없는 농구, 스몰볼
작성자 SPORTS KU 김동건작성일 2026.04.04 조회 262

 

[SPORTS KU=글 김동건 기자, 사진 최현정, SPORTS KU DB / KUBS 제공] 최근, 농구에서는 더 이상 '농구는 심장으로 하는 것이 아닌 신장으로 하는 것이다.'라는 말이 통하지 않고 있다. 다시 말해 예전처럼 키가 큰 선수들만으로는 절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는 말이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현대 농구에서는 키가 상대적으로 작은 선수들을 대거 고용하는 일명 '스몰볼' 전술이 많이 쓰이고 있다. 이러한 농구 트렌드는 대학 농구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과연 스몰볼 전술이 무엇인지 그리고 이 전술이 고려대 농구부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나타나고 있는지 SPORTS KU와 함께 알아보자.

 

스몰볼의 역사  

 '스몰볼'이라는 용어 자체는 원래 야구에서 쓰이던 용어였다. 야구에서는 선수들이 장타가 아닌 단타와 번트 등을 위주로 점수를 뽑고 이 점수를 수비력으로 지켜내는 것을 스몰볼이라 칭했다. 하지만, 요즘은 야구가 아닌 농구에서도 스몰볼이라는 전술이 쓰이고 있다. 이 전술은 3점슛이 도입된 1979년 이후부터 유행하였고, 덴버 너게츠의 덕 모 감독에 의해서 본격적으로 선보여졌다. 이후 01-02시즌부터 일리걸 디펜스 룰이 폐지되고 이에 따라 압도적인 센터도 2, 3인 협력수비로 제어하는 것이 가능해지며 스몰볼을 주된 전술로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이렇게 시작된 스몰볼 트렌드는 최근 역시 많은 팀이 사용하며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최근에는 스테픈 커리와 드레이먼드 그린(이상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을 필두로 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르브론 제임스(LA 레이커스)와 크리스 보쉬 필두의 마이애미 히트 등이 스몰볼을 이용해서 좋은 성과를 이뤄낸 예시들이다.

스몰볼의 개념&특징

 

 스몰볼은 센터 포지션에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키가 큰 센터를 이용하지 않고 신장이 크지 않은 언더 사이즈 빅맨을 활용하여 경기를 풀어나가는 전술이다. 이렇게 키가 작지만, 기동력이 좋은 빅맨들과 슛 능력이 뛰어난 선수들을 기용하여 코트를 넓게 쓰는, 스페이싱을 극대화한 농구이다.

스몰 라인업을 통해 구사하는 스몰볼의 핵심은 높이에서 상대 선수들에게 뒤지는 만큼 선수들의 왕성한 활동량과 외곽포, 적극적인 박스 아웃을 통한 리바운드 사수 등에 있다.

 



 

스몰볼의 장단점

 스몰볼은 기동력이 좋은 선수와 외곽 능력이 뛰어난 선수들로 구성된 만큼, space & pace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이 별칭에서 알 수 있듯, 코트를 넓게 쓰는 스페이싱과 속공 위주의 공격에 장점을 갖고 있다. 스몰볼의 장점은 수비에서도 볼 수 있는데, 바로 풀코트 프레싱이 수월하다는 점이다. 발이 빠른 선수들로 구성된 만큼 상대 선수들을 상대 코트에서부터 압박하면서 상대의 턴오버를 이끌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단점 역시 명확하다. 신장이 작은 선수들로 구성된 만큼 키가 큰 상대 빅맨에게 리바운드 및 쉬운 골밑 득점을 내줄 수 있다는 점이다. 외곽슛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점 역시 한계이다. 경기 후반으로 가면 갈수록 선수들은 지치기 마련이고, 이는 3점슛 성공률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장단점을 조화롭게 조절하는 것이 스몰볼의 숙제이다.

 

고려대 농구로 보는 스몰볼 성공 사례

 고려대 역시 이러한 스몰볼 전술로 저번 시즌 뛰어난 성과를 이뤘다. 과연 고려대는 어떻게 스몰볼 전술을 이용했는지 정기전을 중심으로 함께 살펴보자. 



2025 정기전 선발 라인업

 



 

 정기전에서 고려대는 문유현(체교23, 안양 정관장)과 양종윤(체교25, G)의 가드진, 이동근과 유민수(이상 체교23, F), 윤기찬(체교23, 부산 KCC)이라는 세 명의 포워드를 선발 라인업에 기용하며 연세대를 상대로 승리를 가져왔다. 선발 라인업을 보면 알 수 있듯, 센터를 기용하지 않는 스몰 라인업을 중심으로 경기를 치렀다. 과연 어떤 부분에서 스몰볼의 장점이 드러났고, 어떻게 단점을 메꿨는지 살펴보자.

압도적인 선수들의 외곽 능력

 가드인 문유현과 양종윤은 물론, 포워드진에 있던 세 선수 모두 외곽 능력이 뛰어난 선수들이다. 코트 위에 있던 다섯 선수 모두가 2025 KUSF 대학농구 U-리그 기준 3점슛 성공률 33%를 넘는 선수들로 구성돼 있던 만큼, 연세대에 비해 압도적으로 앞섰다. 이런 외곽에서의 이점은 실제 경기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고려대는 경기 초반 3연속 3점을 포함 7개의 3점슛을 성공시켰지만, 연세대는 4개의 3점슛만을 성공시키며 고려대는 스몰볼의 장점인 외곽에서의 이점을 여실히 보여줬다.

밀리지 않은 리바운드 다툼

 스몰볼의 고질적인 약점인 리바운드 열세를 고려대는 적극적인 박스아웃과 조직적인 수비를 통해 보완했다. 연세대는 5개의 공격 리바운드 포함 22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낸 반면, 고려대는 11개의 공격 리바운드를 포함한 38개의 리바운드를 거둬내며 리바운드 싸움에서 승리를 가져왔다. 특히 양 팀의 공격 리바운드 차이는 그대로 속공 기회 득점과 세컨 찬스 득점에서의 우위로 나타났고, 고려대는 스몰볼의 약점을 완벽히 보완해 냈다.

 

 

빅맨을 향한 도움 수비

 스몰볼의 고질적인 약점은 골밑에서의 높이 열세이다. 하지만 고려대는 이번 정기전에서 연세대의 주전 센터 강지훈(고양 소노)을 단 3개의 야투 시도와 오직 리바운드 1개만을 허용하며 제압했다. 이러한 상대 빅맨 수비에서의 핵심은 단순히 개인 기량을 활용한 수비가 아닌 한 번에 두 명 이상의 수비가 붙는 도움 수비에 있었다. 이를 통해 고려대는 연세대와의 높이에서의 열세를 극복해 냈다.

 

외곽 수비에서의 우위

 또한 고려대 선수들의 빠른 발은 공격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그 이점을 드러냈다. 연세대의 강력한 외곽 능력을 봉쇄한 것은 고려대의 좋은 기동력이었다. 이는 연세대의 자랑이었던 3점슛 시도 개수와 3점슛 성공률을 각각 22개와 18.2%로 묶어낸 데서 드러나듯, 상대보다 한 발 더 뛰며 상대 가드와 스윙맨에 대한 1선에서의 수비 및 3점슛 체크는 연세대 선수들이 마음 놓고 외곽에서 슛을 던지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장신 가드를 이용한 골밑 경쟁력 강화

 스몰볼의 특징 중 하나는 슈팅 가드 포지션에 늘 신장이 좋은 선수가 나온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워리어스 왕조를 이끈 클레이 탐슨(댈러스 매버릭스)은 198cm라는 굉장히 큰 키를 갖고 있었다. 고려대 역시 이러한 특징을 잘 살릴 수 있는 190cm의 장신 가드 양종윤을 기용하며 골밑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했다. 양종윤은 총 8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며 동 포지션 대비 큰 신장이라는 본인의 장점을 잘 활용했다. 이는 앞서 설명한 리바운드에서의 우위로 이어지는 데 큰 도움을 줬다.

 

 

풀코트 프레싱

 고려대는 경기 내내 상대방을 거세게 몰아붙이는 풀코트 프레스를 가동하며 연세대의 가드진을 강하게 압박했다. 높이의 열세를 활동량으로 극복하려는 이 전술에 연세대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고, 이는 곧 패스 미스와 턴오버로 이어졌다. 고려대는 이 틈을 놓치지 않고 10개의 스틸을 기록하며 경기 흐름을 완전히 장악했다. 스틸에 성공한 직후에는 스몰 라인업 특유의 폭발적인 기동력을 앞세워 순식간에 상대 진영을 허물고 속공 득점으로까지 연결했다.

 



 

멈추지 않는 엔진

 스몰볼 전술의 과제는 후반 선수들의 체력 관리 문제이다. 끊임없는 도움 수비와 전면 압박, 그리고 빠른 공수 전환을 체력 소모 없이 경기 내내 유지하기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여기서 고려대의 강점인 강인한 체력과 두터운 뎁스가 빛을 발했다. 주전과 벤치 멤버의 격차가 적은 고려대는 계속된 교체를 통해 코트 위에 있는 5명의 선수들의 에너지 레벨을 계속해서 최고조로 유지하게 했고, 선수들의 탄탄한 체력 역시 승리에 일조했다.

 

결론

 결국 이번 정기전에서 고려대가 보여준 스몰볼은 단순한 '작은 라인업'이 아니었다. 그것은 외곽에서의 우위, 선수들의 열정적인 리바운드 다툼, 상대 빅맨을 무력화하는 유기적인 도움 수비, 코트 전체를 집어삼키는 전면 압박, 그리고 이를 40분 내내 유지할 수 있는 두꺼운 선수층이 맞물려 돌아간 하나의 시스템이었다. 전통적인 높이의 우위를 포기하는 대신, 활동량과 수적 우위라는 현대 농구의 트렌드를 이식해 내며 승리를 쟁취해 낸 것이다.

 

 고려대는 2025시즌, 스몰 라인업을 활용하여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자신들을 증명해 냈다. 높이에서의 공백을 속도와 조직력으로 메운 선택은 대학 농구에 큰 영향을 끼쳤다. 과연 다가오는 2026시즌 역시 고려대는 스몰 라인업을 활용한 스몰볼 전술을 계속 활용할지, 혹은 다시 정통 빅맨을 이용한 농구를 펼칠지는 미지수이다. 하지만 확실한 점은 고려대 농구부는 어떤 옷을 전술로 입히든 자신들만의 색깔로 소화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과연 2026시즌에는 고려대가 어떤 농구를 보여줄지, SPORTS KU와 함께 기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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