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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6월호] 고교와 프로 사이 그 사이, 보호받지 못하는 대학 투수
작성자 SPORTS KU 서은률작성일 2026.07.08 조회 27

 




[SPORTS KU=글 서은률 기자, 사진 최현정 기자, 김채원 기자, SPORTS KU DB] 흔히 야구에서 투수는 귀족이라고 불린다. 타자들에 비해 휴식을 철저히 부여받고, 관리를 많이 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투수가 귀족이기 때문에 관리받는 것이 아니라, 투수의 어깨는 쓰면 쓸수록 다칠 확률이 높아지는 소모품이기 때문이다. 프로 야구나 고교야구에선 투수들의 어깨를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고 있지만, 대학 야구는 투수의 수가 적고 보호 제도도 부족해 잘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 보호 제도 없이 소모되고 있는 대학 투수들의 어깨, 이대로 괜찮을까? SPORTS KU와 함께 살펴보자.



# 에이스 투수 잔혹사

 고교야구의 경우 2018년부터 투구 수에 따라 의무 휴식일을 부여하고 있다. 한 경기에서 투구 수 1~45개를 기록한 선수에게는 의무 휴식일이 없으며 46~60개는 1일, 61~75개는 2일, 76~90개는 3일, 91~105개는 4일의 의무 휴식일을 보장해야 한다. 물론 중요한 경기에서 에이스 투수를 쓰지 못한다거나, 투수 숫자의 차이에 의한 유불리 등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 제도를 통해 고교 투수들의 혹사를 방지할 수는 있었다.

 하지만 대학 야구는 고교야구처럼 투수 혹사를 방지할 수 있는 투구 수 제한 제도가 없다. 그 결과 대회 성적을 내기 위해 한두 명의 에이스 투수는 많은 투구 수를 던지면서도 연투를 해야 한다. 대학 야구에서 가장 잘 알려진 혹사 사례인 정현수(송원대20, 롯데 자이언츠)의 사례를 보자. 2022년 당시 송원대 3학년이었던 정현수는 13일간 7경기에 등판해 32.1이닝을 소화하며 567구를 던졌다. 고교야구의 기준으로 보면 7월 7일 88개를 던진 시점에서 9일 경기는 등판하지 않아야 했으며, 특히 12일 이후의 일정은 그야말로 살인적이다. 프로에서 일반적으로 선발투수가 100구 정도의 공을 던지면 4~5일 정도의 휴식을 취하는데, 정현수는 말도 안 되는 투구 수를 기록한 것이다.

날짜

투구 수

이닝

7/7

88

6

7/9

83

3.2

7/12

83

5

7/14

68

4.2

7/15

14

1

7/17

110

5

7/19

121

7

 그 결과, 7월 7일 경기 전까지 평균 자책점 1.86이었던 정현수는 위의 기간 동안 32.1이닝 11실점을 기록하며 평균 자책점 3.08을 기록했다. 물론 3.08 역시 좋은 성적이며, 상대 타선이 이전에 비해 강했다는 점은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혹사로 인한 기량 저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폭투의 개수를 살펴보면 혹사로 인한 제구 난조를 잘 볼 수 있다. 7월 7일까지 7경기동안 단 1개의 폭투만을 기록했던 정현수는 7월 7일 이후 대회 기간 동안 10개의 폭투를 기록했다. 물론 폭투에는 포수의 기량 역시 관련있지만, 대회 이전이나 대회 기간 동안 계속 같은 포수와 호흡을 맞추었음에도 급격히 폭투 개수가 증가했다는 점은 정현수의 제구가 흔들리면서 포수가 잡기 어려운 공이 많아졌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혹사는 최근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2026년 5월 14일 U-리그 경기에서 우석대학교 이민혁(우석대26)은 투구 수 142구를 기록했다. 노히트노런 같은 특수한 상황도 아니고 실점이 없었던 것도 아니지만 원활한 투수 운용을 위해 이렇게 많은 투구를 한 것이다. 심지어 5일 휴식 뒤 19일 경기에도 등판해서 0.1이닝을 소화했다. 5일 휴식은 투수에게 충분한 휴식이긴 하지만 갓 대학으로 진학한 1학년 선수인 점을 고려할 때 몸에 큰 부담이 가는 일정이다.

 물론 토너먼트 형식 대회 특성상 에이스 투수의 활약이 절실하고 선수들의 프로 진출을 위해서라도 높은 단계까지 올라가는 것이 중요하기에 감독, 코치진의 선택을 무조건 반대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성인이라는 이유로 투구 수 제한이 없는 대학의 에이스 투수들은 프로에 가기도 전에 어깨를 많이 사용할 수밖에 없다.

 

# 혹사 후유증

기본적으로 투수의 투구 행위 자체가 우리 몸에 매우 무리가 가는 행위이다. 인간의 몸으로 시속 140km, 150km에 달하는 공을 던지기 위해선 몸이 꼬이고, 순간적으로 풀리는 과정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물론 투수의 신체 능력, 유연성 등에 따라 더 잘 다치는 선수, 덜 다치는 선수가 존재하긴 한다. 하지만 확실한 점은 충분한 휴식 없이 반복적으로 전력투구를 할 경우 후유증이 생긴다는 사실이다.

-단순 기량 저하




 

 투구 행위는 온몸을 사용하기 때문에 충분한 휴식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자연스레 선수 기량 저하로 이어진다. 특히나 투수가 마운드에 서 공을 던지는 투구 수 외에도, 마운드에 오르기 전 몸을 풀기 위해 던지는 공까지 생각해 보면 우리가 보는 것 이상으로 많은 공을 던진다.

충분한 휴식을 가지지 못한 투수의 기량이 저하되는 이유는 다양하다. 대표적인 기량 저하의 원인으로는 인대 손상이 있다. 투구 동작에서 가장 많은 힘이 작용하는 부분은 우리 팔의 인대 부분이다. 그런데 인대는 모세혈관이 거의 없기 때문에 자가 치유가 잘 되지 않는다. 그 결과, 충분한 휴식 없이 투구를 하다 보면 인대의 손상이 누적되며 점차 선수의 기량이 떨어지는 것이다.

 또한 반복된 투구로 인한 하체 지지력 약화, 어깨 피로감 역시 기량 저하의 주요한 원인이다. 투수의 투구 과정에서 출발점으로 작용하는 힘은 지면 반발력이다. 지면 반발력이란 선수가 지면을 밀어낼 때 생기는 힘의 반작용으로 발생하는 힘으로 하체에서 생성된 에너지를 상체로 전달하는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 그래서 지면 반발력을 잘 이용할수록 상체 회전이 빨라지기에 구속이 증가하고 신체 균형이 유지되며 제구가 안정되는 것이다. 하지만, 너무 많은 투구를 하게 될 경우 착지하는 다리의 제동력이 떨어지면서 하체에 전달된 운동 에너지를 몸통 회전으로 바꾸는 기능이 저하되고, 균형이 흔들리면서 릴리스 포인트가 달라지기 때문에 구속과 제구 양쪽 모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토미 존 부상



▲본 이미지는 AI를 통해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단순 기량 저하의 경우 어느 정도 휴식 이후에 다시 공을 던질 수 있으니 비교적 다행인 편이다. 혹사의 가장 큰 문제는 심각한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투수의 부상은 토미 존 부상이다. 토미 존 수술이란 팔꿈치 내측 측부 인대 재건술로, 미국의 투수 토미 존의 팔꿈치 인대 교체 수술이 최초로 진행된 이후 붙은 이름이다.

 투수는 투구 과정에서 팔에 힘을 주거나 팔꿈치를 비트는 동작이 반복되는데, 이 과정에서 내측부 인대는 팔꿈치가 밖으로 벌어지는 것을 잡아주어 안정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처음에는 단순히 미세 손상 정도에 그치지만, 충분한 휴식 없이 반복적으로 투구하게 되면 이 인대가 늘어나거나 파열되어 부상을 입게 된다. 토미 존 부상은 류현진(한화 이글스), 김광현(SSG 랜더스) 등 많은 투수들이 토미 존 부상을 겪은 것에서 볼 수 있듯 투수에게 쉽게 발생하는 부상이다. 물론 구속 혁명으로 인해 토미 존 부상이 는 것은 맞지만, 앞서 말했듯 인대는 치유가 느리기에 충분한 휴식 없이 투구가 반복되면 부상을 입을 확률이 높아진다.

 이 외에도 어깨 와순 부상과 같은 어깨 부상 역시 존재한다. 우리 어깨는 팔뼈와 어깨뼈가 만나는 지점으로, 어깨 와순은 어깨와 팔이 제대로 연결될 수 있도록 잡아주는 부위이다. 하지만 반복된 투구로 인해 과사용 될 경우 관절 와순에 손상이 오고, 어깨 안정성이 떨어지면서 힘을 제대로 전달할 수 없게 된다. 최근 문동주(한화 이글스)가 해당 부위에 부상을 입으며 야구 팬들에게도 널리 알려졌는데, 완전 회복에 6개월에서 1년 가까이 걸리는 심각한 부상이다.





# 고려대의 투수 운용

 2026 시즌 고려대는 5월 13일 시점까지 7경기를 마쳤다. 7경기 동안 정원진이 4/10, 4/29, 5/7일, 5/13일 등판해 총투구 수 277개를 던졌으며, 홍주환(체교24)은 4/10, 4/13, 4/29, 5/7일, 5/13일 등판해 총투구 수 197개를 던졌다. 두 선수 모두 투구 수가 많지는 않으나 등판 간격이 작년에 비해 비교적 짧아졌기에 두 선수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투수는 마운드에서 던지는 공만 고려해선 안 된다. 마운드에 오르기 전 팔을 푸는 과정에서도 공을 던져야 하므로 보이는 투구 수 이상으로 고려해야 한다.



 



# 기자의 시선

대학 야구에 투구 수 제한 제도를 도입한다면?

 현재 대학 야구엔 투구 수 제한 제도가 없다. 물론 고등학생에 비해 신체적으로 성장하기도 했고, 대학 간 투수 수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투구 수 제한 제도를 도입하긴 어려울 것이다. 또한 투구 수 제한 제도에 의해 에이스 투수가 등판하지 못해 패배할 경우, 선수들의 프로 진출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딜레마 역시 존재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투구 수에 따른 어느 정도 기계적인 제한이 있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기자가 직접 생각해 본 투구 수 제한은 다음과 같다.

 

1~60개의 투구 수를 기록한 선수는 의무 휴식일이 없으며 61~80개는 1일, 81개 이상은 2일의 휴식일을 줘야 한다. 다만 토너먼트 대회의 4강 이상에서는 투구 수 제한 제도를 두지 않는다.

 

 성인 투수들이기에 고교에 비해 투구 수에 따른 휴식일을 줄였고, 최대 105구라는 최대 투구 수 제한을 없앴다. 대학 특성상 고교보다도 라인업에 등록된 수가 적은 경우가 있기에 에이스 투수가 오래 던지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토너먼트에서 에이스 투수가 등판하지 못해 불리함을 겪을 것을 방지하기 위해 토너먼트 4강 이상에선 제한을 없앴다.

 대회 성적이 간절한 대학 선수들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에 4강부턴 제한을 해제했지만, 토너먼트가 아닌 상황에서도 무리한 투구 일정을 가지는 경우가 많기에 충분히 유의미하다. 간단하게 수치만 바꿔 만들었기에 허점이 많고 고칠 점이 많지만, 단기적인 성과를 위해 선수의 잠재력을 소모해서는 안된다. 어느 정도 기계적인 투구 수 제한 제도가 필요하다는 기자의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공을 던지는 행위 자체가 몸에 큰 무리가 가는 행위이다. 프로 구단에선 투수를 아끼기 위해 로테이션, 휴식일 등을 부여하고 있고 고등학교에선 투구 수 제한 제도 때문에 강제적으로 휴식을 부여해야 한다. 하지만 그 사이에 있는 대학 선수들은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채 에이스라는 자부심으로 몸을 혹사하고 있다. 운동선수에겐 몸이 곧 재산이다. 학교를 위해, 프로 지명이라는 꿈을 위해 오늘도 공을 던지고 있을 대학 야구 선수들이 꿈을 이루기를 SPORTS KU와 함께 응원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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