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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관, 임민규: 2026 6월호 vol.74] 픽앤톡: 그라운드 위 쟁점 파헤치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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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시스붐바 박인비작성일 2026.06.09 조회 2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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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기사는 시스붐바 2026년 6월호(vol.74)에 게재된 글입니다.
[시스붐바=글 박인비 기자, 사진 서지윤 수습기자]
본격적인 럭비 시즌을 맞아, 럭비의 전술적 묘미를 깊이 있게 파헤쳐 보기 위해 두 선수가 한자리에 모였다. 어느덧 4학년 선배가 된 연세대학교 럭비부의 스크럼하프 김병관(체육교육학과 23)과 록 임민규(스포츠응용산업학과 23)가 그 주인공이다. 이번 6월호 <픽앤톡>에서는 백스와 포워드를 대표하는 두 선수의 시각을 빌려, 그라운드 위에서 끊임없이 발생하는 다양한 쟁점을 다뤄봤다.
시스붐바(이하 시붐):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한 번씩 부탁드립니다! 임민규(이하 민규): 안녕하세요. 연세대학교 럭비부(이하 연세대) 23학번 포워드에서 포지션 록 보고 있는 임민규입니다. 김병관(이하 병관): 안녕하세요. 연세대 23학번 백스에서 9번 스크럼하프 보고 있는 김병관입니다.
Pt.1: 팀의 분위기를 살리는 것은? 포워드의 강력한 투지 vs. 백스의 발 빠른 한 방 시붐: 팀의 분위기를 살리는 것은 포워드의 강력한 투지라고 생각하시나요, 아니면 백스의 발 빠른 한 방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병관: 저는 백스의 발 빠른 한 방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경기 중 빠른 모션으로 상대를 완전히 제치고 달려 나갈 때가 있거든요. 그러면 관객석에서 반응도 "와!"하고 터져 나오고 멋있기 때문에, 백스의 한 방이 더 분위기를 살리죠. 민규: 저는 포워드의 투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포워드 상황에서 저희 팀이 임팩트 있게 상대를 그냥 넘겨버릴 때, 그러니까 땅에 꽂아버릴 때가 있는데 그런 걸 보면 팀의 사기가 더 올라간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세트피스나 라인아웃, 스크럼 상황에서 우리가 압도적으로 밀어붙이거나 공을 뺏어오면 거기서 바로 공격권이 넘어오기 때문에 사기를 더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해요. 병관: 동의하지 않습니다. 어찌 됐든 트라이를 찍는 건 백스니까, 포워드는 백스를 위해서 뛰어야 한단 말이죠. 그러면 결국 팀의 사기를 올리는 건 백스지 않을까요? 민규: 음… 공을 아무리 백날 뺏어도 트라이를 못 찍으면 소용없으니, 트라이 찍는 게 최고긴 하죠.
Pt.2: 럭비의 승패 핵심은? 포워드가 공을 따오는 것 vs. 백스가 점수를 내는 것 시붐: 럭비 승패의 핵심은 포워드가 공을 따오는 것인가요, 아니면 백스가 점수를 내는 것인가요? 병관: 아무래도 백스가 점수를 내는 게... 결국 점수를 내야 이기는 거니까요. 민규: 근데 만약에 포워드가 공을 다 뺏겨서 공격 기회가 없어, 그러면 못 뛰는 거잖아. 병관: 백스도 사이드에서 공 뺏으면 되잖아. 백스라고 공을 왜 못 뺏냐. 민규: 그래도 모든 상황은 세트피스에서 시작되니까 포워드가 중요하지. 병관: 그렇게 세트피스 자랑하더니 작년에 고려대학교 럭비부(이하 고려대) 백스한테 졌잖아. 그때 우리 세트피스는 다 이겼지. 몰도 이기고 스크럼이랑 라인아웃도 다 이겼는데, 정작 메이킹 해야 할 때 못 했잖아. 민규: 이건 병관이 개인 생각이고요. (잠시 후) ...맞긴 해. 세트피스 중요하지. 중요한데 결국 점수를 내줘야 하니까. 포워드는 탱커 같은 겁니다.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는 거죠. 어느 팀 탱커가 좀 더 강하냐, 누가 더 잘 들이받냐 이런 차이예요. 병관: 이게 맞긴 합니다. 군대로 따지면 백스는 기병 같은 역할을 하고요, 포워드는 방패병처럼 앞에서 천천히 전진하는 역할이죠. 근데 상대 방패가 더 세서 우리 방패가 무너지면, 기병이 아무리 날뛰어봤자 상대 방패가 막고 있잖아요. 병관: 그러니까 포워드끼리 방패를 맞댔을 때 실력이 비슷하다면, 거기서 기병이 한쪽이라도 더 많으면 그냥 이기는 거고요. 만약 포워드가 살짝 밀리더라도 기병 중에 포워드만큼 체격 좋은 선수가 있으면, 그걸 뚫고 나가서 이기는 거죠. 하지만 포워드가 7 대 3 정도로 밀려버리면, 백스가 아무리 7 대 3으로 우월해도 절대 못 이깁니다. 포워드가 최소한 6 대 4까지는 버텨줘야 백스가 뛰어날 때 이길 수 있는 겁니다. 민규: 포워드 쪽에서 실력 차이가 완전히 압도적으로 나지 않는 이상은 결국 백스에서 해결해 줘야 해요. 백스가 더 중요합니다.
Pt.3: 전술적 측면에서 더 중요한 것은? 세트피스의 안정화 vs. 오픈 플레이의 창의적인 킥과 돌파 시붐: 전술적 측면에서 세트피스 안정화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아니면 오픈 플레이에서 창의적인 킥과 돌파 등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병관: 저는 오픈 플레이에서 나오는 창의적인 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민규: 저는 세트피스요. 세트피스가 정확하게 이루어져야 백스 움직임도 원활하게 살아나기 때문입니다. 세트피스에서 공을 스크럼하프(이하 하프)한테 정확하게 전달해 줘야 흔들림 없이—하프가 갑자기 상대편 스파이로 돌변하지 않는 이상은—백스 라인까지 안전하게 공이 간다고 생각해요. 병관: 근데 백스의 창의성이 더 결정적이라고 보는 게, 포워드가 설령 밀리더라도 백스로 공이 어떻게든 연결만 되면 거기서 메이킹을 하면 되거든요. 민규: 메이킹도 한계가 있죠. 백스 선수들이 전부 엄청난 체구를 가진 게 아닌 이상 분명히 한계가 있습니다. 병관: 아니, 되던데요. 작년 경기 봐봐요. 고려대 스크럼에서 볼이 깔끔하게 안 나오는데도, 하프가 어떻게든 잡아내서 사이드로 빠르게 빠지고... 김원주(고려대 23) 선수가 트라이 찍으러 달려오는데 그걸 어떻게 잡습니까? 저는 그거 못 잡는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도 못 잡을 만했고요. 민규: 그래도 작년에 포워드가 그나마 버텨줬으니까 백스가 조금 밀리는 상황이었어도 점수 차가 얼마 안 난 거죠. 덕분에 점수 차를 근소하게 유지했던 거고요. 병관: 백스도 잘했죠. 보세요, 정기전 때 첫 트라이 내준 오동호(고려대 24) 선수 상황도 포워드가 감긴 거예요. 그때 (황보)상(체육교육학과 22, 이하 체교) 형이 감겼잖아요. 상 형 앞에 있던 포워드였어요. 비록 백스에서 이적한 포워드긴 해도... 민규: 그러게. 근데 그건 세트피스 상황이 아니라 경기 중 발생한 유사 상황이었잖아. 병관: 그리고 세트피스가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우리 같은 레벨에서는 기복 없이 일정하게 강하기가 힘들어요. 국가대표급이나 아일랜드 선수들이나 돼야 일정하게 가는 거지. 민규: 진짜 고등학교랑 대학교가 스크럼을 짜도 고등학교 팀이 어떻게든 버티면 한 번은 볼이 나가요. 중학생이랑 실업팀이 붙는 정도의 격차가 아닌 이상은요. 병관: 중학생 대 대학생라면 몰라도 대학교와 고등학교는 차이가 적은 편이죠. 그냥 스크럼 넣자마자 빼오면 돼요. No.8가 대기하고 있다가 하프가 볼 인 하면 바로 빼오는 거죠. 그거 작년에 고려대가 썼던 전술이잖아요. 재작년에도 썼고. 고려대 포워드가 약하니까 그렇게 한 건데, 이번에도 우리 포워드가 더 강해요. 한 5.5 대 4.5 정도로 우리가 우세할걸요? Pt.4: 스크럼하프의 자아는? '기계적 수행' vs '판단과 선택' 시붐: 하프는 기계적으로 역할을 수행하나요, 아니면 직접 판단하고 선택하나요? 병관: 저는 기계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제 자아가 있죠. 민규: 하프는 자아를 가지는 순간 망합니다. 하프는 그냥 빠르게 볼을 찾아서 빼내는 그 역할만 충실히 하면 돼요. 병관: 근데 그것도 백스에서 도와줘야 가능한 거지, 안 도와주면 어떡합니까? 그럴 땐 내가 판단해야죠. 하프가 판단을 해야지 기계가 되면 안 돼요. 만약 기계처럼만 하면 "너 볼만 뺄 거야?" 하고 욕먹죠. 민규: 근데 얘(병관)는 이제 그런 욕은 안 들어요. "볼만 뺀다"라는 욕 대신, "볼을 대체 언제 뺄 거냐"라는 욕을 듣죠. 병관: 하프는 기계가 될 수 없어. 생각이 있어야 해. 민규: 하프는 기계여야 돼. 무조건 어떻게든 볼을 빨리 찾아서 빼내는 것, 그게 우선이에요. 모든 포인트에 빨리빨리 가 있어야 하죠. 그냥 볼과 몸이 하나가 돼서, 볼이 가는 곳에 항상 가 있어야 합니다. 병관: 그렇죠. 근데 그렇다고 해서 기계일 필요는 없잖아요. 앞도 보고, 시야도 확보해야하고, 킥도 차야죠. 상황에 따라 선택하고 판단해야지, 무작정 기계가 되면 안 됩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상황이면 직접 해야죠. 민규: 굳이 안 해도 되는 상황, 백스에 넘겨도 되는 상황에서까지 자아를 발휘하는 건 필요 없다고 생각합니다. 병관: 저도 생각이 다 있어요. 할 건 합니다.
Pt.5: 포워드의 생각은? '저돌적인 어택' vs '지능적인 디펜스' 시붐: 포워드는 본인의 판단대로 플레이를 하나요? 민규: 사실 포워드는 본인 생각이 있어도 실전에서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어요. 병관: 포워드가 생각할 건 딱 하나예요. 앞을 보는 것. 생각을 안 하는 포워드는 딱 티가 나요. 럭이 형성됐는데 아무 생각 없이 행동하거든요. 분명히 진행 방향에 상대가 막고 있는데도, 그냥 한번 부딪히고는 몸이 흘러가는 대로 슥 넘어가 버려요. 그럼 상대가 반대로 공을 뺐을 때 디펜스가 비어버리잖아요. 그게 생각 없이 플레이하는 포워드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시야가 좁은 포워드는 판단력이 부족하다고 할 수 있죠. 시붐: 어느 정도는 본인이 판단하면서 플레이해야 한다는 말씀이죠? 병관: 그렇죠. 근데 그냥 남들이 넘어가니까 나도 넘어가는 거고, 아무도 말 안 하니까 안 넘어가도 되겠지 하는 애들이 있어요. 민규: 디펜스 때는 생각이 있어야죠. 하지만 어택 할 때는 그냥 앞에서 생각 없이 밀어붙이는 게 차라리 나아요. 병관: 어택 할 때 포워드는 시키는 대로 하는 게 낫다고 했잖아요. 저는 생각 좀 하면서 했으면 좋겠어요. 아니, 분명히 혼자 캐리를 하면 양옆에서 맞고 뒤로 물러나는데, 왜 패스 한 번 줄 생각을 못 하는 거예요? 대체 왜 못 하는 거야? 민규: 그건 양옆의 동료들이 준비가 안 됐으니까 그렇지. 병관: 아니, 우리 연습한 게 있잖아. 패스 바로 주고 서포트 들어가는 거 연습했잖아. 민규: 그러게, 왜 안 했을까? 나는 일찍 빠져서 잘 모르겠는데?
Pt.6: 연세대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는? 시붐: 마지막으로 연세대에서 지금 가장 뛰어난 선수는 (본인 제외) 누구라고 생각하시나요? 민규: 저는 (지)승수(체교 26)요. 승수가 진짜 신입생인데도 팀에 기여하는 게 많고,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자기 역할을 충분히 해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킥도 밀리지 않고, 특히 라인 돌파할 때 모션이 정말 좋아요. 거기다 밸런스까지 좋으니까 상대한테 한 번에 안 잡히고 계속 조금씩이라도 앞으로 치고 나가는 점이 훌륭한 것 같아요. 병관: 너는 왜 백스 선수를 선택하는 거야? 민규: 그냥. 너도 원하는 선수 말하면 되잖아. 병관: 저는 김도훈(체교 23) 하겠습니다. 도훈이가 센터에서 포워드로 포지션을 바꿨지만, 자신만의 강점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해요. 라인아웃 볼 던지는 것도 좋잖아요. 그게 몇 개월 연습한다고 되는 게 아닌데, 압박감을 잘 이겨내고 잘해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포워드에서 유일하게 생각하면서 움직이는 애가 도훈이지 않을까 싶어요. 나머지는 생각이 좀 없이 움직이긴 하는데... 민규: 생각하고 움직인다고 보나? 그냥 라인이 서는 대로 똑같이 서는 거야. 병관: 야, 패스를 줄지 말지, 앞에 누가 왔는지 확인하고 있으면 주고 없으면 자기가 가고. 그런 판단을 김도훈만 하잖아. 하늘(체교 24)이랑 도훈이 정도? 또 누구 있냐? 민규: 그런가? 병관: 없어 인마. 김도훈이 안쪽 파고들어가는 거나 자기 앞 상황 보는 거는 기깔나게 잘해. 민규: 당연하지, 백스 출신인데. 그렇다고 하기엔 포워드의 핵심인 세트피스에서는 좀 부족하지 않나? 포워드라면 세트피스 수행 능력까지 포함해서 평가해야지, 어떻게 그렇게만 말해. 스크럼은 어떡하고? 병관: 스크럼은 양옆에서 좀 도와주잖아. 승수도 잘하고 있긴 한데, 팀 전체에서 '제일 뛰어난 선수'로 뽑는 건 조금 무리지 않을까. 민규: 그래도 자기 학년 중에서는 승수가 제일 잘해 주고 있지. 병관: 그렇게 따지면 (김)수겸(체교 26)이도 괜찮지. 승수는 활동량을 조금 조절할 필요가 있어. 자기 혼자 너무 많이 뛰어. 역시 도훈이가 좋지, 나랑 호흡도 잘 맞고. 민규: (갑자기) 저는 김병관 선수요. 볼 배급도 아주 좋고 항상 생각하면서 플레이하니까 킥 차야 할 때 딱딱 차주는 게 좋은 것 같아요. 포인트마다 빨리빨리 가 있고, *자칼(Jackal) 들어가서 볼도 잘 따오고요. 아주 다재다능해서 어느 포지션에 들어가도 손색없을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병관: 저도 그 말엔 동의합니다. 시붐: 그럼 결론적으로 김병관 선수가 가장 뛰어난 선수인 거네요? (웃음) * 태클 상황 이후 지면에 몸을 지지한 채 상대 선수의 공을 직접 가로채거나 상대의 반칙을 유도해내는 기술
결국 '포워드와 백스 중 어느 포지션이 더 중요한가'라는 질문에 정답은 없다. 두 선수가 입을 모아 강조한 것은, 포워드와 백스가 하나가 될 때 팀이 승리한다는 것이다. 포지션에 따라 경기를 바라보는 시각은 조금 다를지라도, 승리를 향한 갈망과 팀을 위한 헌신만큼은 김병관과 임민규 모두 같은 마음이었다. 4학년으로서 마지막 시즌을 치열하게 보내고 있는 두 선수를 응원하며, 올해 연세대를 승리의 트라이로 이끌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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