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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S KU 2026년 3월호] 사막에 새긴 땀방울, 2026 AFC U-23 아시안컵
작성자 SPORTS KU 배수호작성일 2026.04.03 조회 210

[SPORTS KU=글 배수호 기자, 사진 강민준, 황재윤 본인, KFA 제공] 작열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태양 아래에서 펼쳐진 18일간의 여정을 치르며, U-23 대표팀이 2026 시즌의 시작을 열었다. 대한민국 U-23 대표팀은 숙적 일본과의 4강전 패배와 베트남과의 혈투 끝에 최종 4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그 이야기 속에는 안암골 녹지 운동장에서 흘린 땀방울을 증명하려 했던 두 명, 강민준(체교22, 포항스틸러스)과 황재윤(체교22, 수원FC)이 있었다. SPORTS KU는 이번 대회 아시아 정상을 향해 포효했던 고대인들의 발자취를 되짚으며, 다가올 9월 나고야의 영광을 향한 새로운 서막을 기록했다.


아시안 라이징스타의 격전지, AFC U-23 아시안컵을 되짚다





2014년 ‘AFC U-22 챔피언십’으로 처음 출발한 이 대회는 아시아 축구 연맹(AFC) 소속 23세 이하 선수들이 출전하는 최상위 연령별 대회로 자리 잡았다. 2년마다 개최되는 이 대회는 아시아에서 세계로 향하는 관문이자, 미래 스타들의 시험대이다. 특히 짝수 회차의 대회는 아시아 지역 올림픽 최종 예선을 겸하며, 1~3위 팀에게 본선 티켓을 부여한다.

2026년 1월 6일부터 24일까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이번 대회는 올림픽 출전권이 걸리지 않은 해였음에도,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 게임(이하 아시안게임)과 향후 A대표팀 승격을 노리는 선수들에게는 절호의 기회였다. 어느 때보다 전술적 다양성과 세대교체 흐름이 맞물린 치열한 토너먼트 속에서, 각국은 ‘차세대 황금세대’를 앞세워 기술과 속도의 축구를 펼쳤다.

대회의 조 편성은 객관적인 포트 시스템에 따라 결정됐다. 직전 세 대회의 성적을 반영해 점수를 산정했으며, 2024년 대회 성적에는 100%, 2022년 성적에는 50%, 2020년 성적에는 25%의 가중치를 부여했다. 우리나라의 조는 포트 순서에 따라 우즈베키스탄, 대한민국, 이란, 레바논으로 구성됐다.

 

호랑이의 발자취


#동아시아의 맹주, 대한민국 대표팀

한국은 AFC U-23 아시안컵에서 올해 4위의 성적을 포함해 우승 1회, 준우승 1회, 4위 3회, 8강 2회라는 ‘꾸준한 상위권’의 면모를 보였다. 2014년 첫 대회 4위를 시작으로 2016년 준우승, 2018년 다시 4위에 오른 한국은 2020년 태국에서 마침내 첫 우승을 거두며 황금세대의 탄생을 알렸다. 그러나 2022년과 2024년, 연속 8강 탈락으로 기세가 꺾인 듯 보였고, 2026년 3·4위전에서 베트남에 승부차기 패를 당하며 4위에 머물렀다. 숫자만 보면 여전히 아시아에서 정상급의 경쟁력을 보여주지만, ‘우승 후보’에서 그저 상위권 국가로 내려앉을 것인지, 아니면 어게인 2020을 넘어 새로운 우승 서사를 쓸 것인지, 한국 U-23의 다음 장을 지켜봐야 한다.



#범상치 않은 기록의 소유자, 조영욱



 

대한민국 U-23 대표팀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조영욱(체교17, FC서울)의 이름은 빼놓을 수 없다. 고려대를 거쳐 FC서울로 향한 그는 만 19세였던 2018년, AFC U-23 챔피언십 중국 대회 명단에 발탁되며 일찌감치 ‘차세대 공격수’로 눈도장을 찍었다.

당시 조영욱은 첫 경기 베트남전에서 귀중한 동점골을 터뜨리는 등, 라인 사이를 파고드는 움직임과 과감한 마무리로 인상을 남겼다. 2018년의 대회 경험은 이후 그가 연령별 대표팀을 통틀어 꾸준히 이름을 올리는 기반이 됐다. 다만 조영욱은 부상 여파로 2020년 AFC U-23 챔피언십 본선에는 끝내 합류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컨디션을 끌어올리며 U-23 대표팀에 복귀했고,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2022년 AFC U-23 아시안컵에서 대회 득점왕에 오르는 활약을 보여줬다.

 

Interview: 사막을 다녀온 호랑이들




측면의 지배자에서 중원의 살림꾼으로, 강민준의 진화


강민준 프로필

이름 강민준

생년월일 2003. 04. 08.

소속팀 포항스틸러스

신체 171cm/64kg

포지션 DF

출신학교 수지주니어FC-동북중-포항제철고-고려대

 

강민준은 한국이 치른 6경기 중 5경기에 출전, 총 414분을 소화하며 대표팀의 핵심 자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경기장에서 궂은일을 도맡아 하면서도 지치지 않는 강철 체력을 보여준 강민준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

SPORTS KU(이하 KU): K리그 무대를 누비다 아시아 유망주들과 맞붙었다. 리그와는 또 다른 공기를 느꼈을 것 같다.

강민준(이하 강): K리그는 압박과 거친 피지컬 싸움이 더 중요하다면, 이번 대회에서는 개인의 기술과 활동량이 관건이라고 느꼈다. 특히 공수 전환 속도가 빨라야 했고, 그 흐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집중했다.

KU: 고려대 축구부 경험이 이번 대회에서 어떤 밑거름이 됐나?

: 고려대에서 보낸 시간을 통해 경기 준비 과정에서의 진지함, 훈련에 임하는 태도, 그리고 책임감을 배웠다. 그 배움이 이번 대표팀에서 고비 때 흔들리지 않게 잡아주는 큰 힘이 됐다.

KU: 흥미롭게도 이번 대회 토너먼트부터는 주 포지션인 우측 사이드백이 아닌 미드필더로도 뛰었다.

: 전술적으로 중원에서 많은 활동량을 가져가, 수비 시에는 라인의 밸런스를 잡고 상대의 진입을 차단하는 데 주력했다. 공격 시에는 동료들이 편하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전후좌우를 가리지 않고 부지런히 움직이며 공간 창출에 집중했다.

KU: 이번 대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는다면?

: 8강 호주전이다. 조별리그 당시 팀 성적이 좋지 않아 외부의 비판이 많았고, 나 자신도 경기력에 만족하지 못했다. 하지만 8강전을 앞두고 팀 전체가 뭉쳤고, 강팀인 호주를 상대로 승리를 따냈을 때, 우리 팀이 단단해지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KU: 9월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이번 대회가 남긴 의미와 소감은 무엇인가?

: 이번 대회를 통해 내가 보완해야 할 점들을 명확히 느꼈다. 일종의 '예방주사'를 맞았다고 생각한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다가오는 아시안게임에서는 더 준비된 모습으로 임해 꼭 금메달을 따고 싶다.

 

최후방의 기다림을 넘어, 황재윤의 속마음



황재윤 프로필

이름 황재윤

생년월일 2003. 03. 18.

소속팀 수원FC

신체 187cm/83kg

포지션 GK

출신학교 안산광덕초-군포중-평택진위 U18-고려대

 

황재윤은 이번 대회 주전 골키퍼는 아니었을지라도, 기다림을 거쳐 제 역할을 다했다. 또한 그는 대회 마지막, 베트남전에 출전하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인내의 시간을 딛고 성장해 나갈 황재윤을 만났다.

KU: 고려대에서의 시간이 프로 무대 적응과 이번 대표팀 활동에 어떤 자양분이 됐나?

황재윤(이하 황): 고려대에서 성인 무대를 미리 경험하며 겪었던 시행착오들이 프로에 적응하는 데 큰 밑바탕이 됐다. 대학 시절 경기를 뛰며 유지한 실전 감각 덕분에 소속팀과 대표팀에서도 자신감을 잃지 않을 수 있었다.

KU: 이번 대회 첫 출전이었던 베트남전, 승부차기까지 이어진 혈투 속에서 느낀 감정이 궁금하다.

: 오직 '승리를 가져오자'라는 일념으로 골문 앞에 섰다. 승부차기 경험이 많았기에 내심 자신도 있었다. 하지만 마음과 달리 결과가 따라주지 않아 아쉬움이 컸다. 승리를 확정 짓지 못한 미안함과 아쉬움이 여전히 가슴 한구석에 남아있다.

KU: '고대 동기' 강민준과 사우디에서 함께했다. 서로에게 어떤 의미였나?

: (강)민준이와 매일 개인 운동을 함께 했다. 민준이가 곁에 있었기에 지칠 법한 대표팀 일정도 이겨낼 수 있었다. 동기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시너지가 되는지 다시 한번 체감했다.

KU: 이번 대회를 통해 느낀 아시아 축구의 수준, 그리고 9월 아시안게임을 향한 시선은?

: 아시아 축구의 수준이 상향 평준화됐다는 것을 확인한 대회였다. 이제 대한민국이 예전처럼 상대를 압도하기보다는, 매 경기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다가올 아시안게임에서는 상대가 누구든 절대 방심하지 않고 임해야 한다고 본다.

KU: 대회를 마무리한 소감과 앞으로의 목표를 말해준다면?

: 팀으로나 개인으로나 아쉬움이 짙게 남는 대회였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고, 소속팀으로 돌아가 계속해서 국가대표라는 자리에 불려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2026 AFC U-23 아시안컵 결과 한눈에 보기

2026 AFC U-23 아시안컵은 일본이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막을 내렸고, 중국이 준우승, 베트남이 3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베트남과의 3·4위전 승부차기 패배로 4위에 머물렀다. 한국은 총 6경기 2승 2무 2패(8득점 8실점)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또한 다음 2028년 AFC U-23 아시안컵부터는 4년 주기로 개편된다. 그렇게 되면 모든 대회에서 항상 올림픽 예선을 겸하는 것이기에, 이번 대회를 면밀히 검토하고 다음 대회를 잘 대비해야 한다.

 

어린 호랑이들의 시행착오, 그리고 업그레이드


 

 이번 사우디 대회는 한국에게 ‘진짜 U-23’이라기보다 더 어린 U-21·U-20 세대가 주축인 실험의 장이었다. 2003년생이 뼈대를 이루긴 했으나 그 수는 스쿼드 전체의 절반이 되지 않는 11명에 그쳤고, 2004년생 이하의 선수들이 대거 포진했다. 또한 주전 골키퍼 홍성민(포항스틸러스)이나 호주전 원더골을 터뜨린 백가온(부산아이파크)처럼 2006년생까지 경기에 나섰다. 일본이 U-21 대표팀으로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을 향한 대비를 했지만, 한국은 여러 세대에 기회를 분산시키는 ‘폭넓은 테스트’를 택했다. 이 과정에서 어린 선수들의 의욕과 잠재력은 돋보였다. 이들의 활약과 경기 경험은 단순 성적을 넘어, 9월 아시안게임의 토대가 될 경험치로 남았다.

긍정적 실험에도 불구하고 비판을 피해 갈 수 없는 건 전술적 한계와 심리적 후폭풍이다. 무득점으로 마친 3경기(이란·우즈베키스탄·일본)는 강한 압박 상황에서 창의적인 기회 창출의 부족을 증명했다. 한국의 특별한 전술적 색채가 없었다. 일본의 유기적인 빌드업이나 중국의 강력한 피지컬 등 뚜렷한 색깔이 드러나지 않았고, 상대가 예측 가능한 부분 전술만 수차례 반복됐다. 특히 우즈베키스탄전과 베트남전처럼 측면 크로스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중앙 침투가 막히는 순간 팀 전체가 정체됐다. 추가로 오픈플레이에서의 패턴 부족을 들 수 있다. 세트피스는 오히려 강점이었고 중요한 순간 득점으로 연결됐지만, 오픈플레이에서는 효과적인 공격 패턴이 부재했다.

더 심각한 건 이제 더 이상 아시아 각국이 한국을 ‘최강자’로 보지 않는 심리적 변화이다. 3·4위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베트남의 패기 넘치는 경기 운영은 상징적이었다. 사우디 대회 전까지 베트남은 한국전 엄청난 열세를 보였지만, 이번 경기 이후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9월 아시안게임에서 다시 만날 때는 동등한 경쟁자로 나올 것이고,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로 자신감을 갖고 부딪힐 것이다. 이는 상대적으로 훨씬 까다로운 경기를 예고한다.

그럼에도 이 미완성은 오히려 9월 아시안게임으로 이어지는 동력이 될 수 있다. 사우디에는 배준호(스토크 시티 FC), 양민혁(코벤트리 시티 FC) 등의 해외파가 오지 못했다. 또한 이번 대회 첫 경기부터 부상을 당한 강상윤(전북현대모터스), 그리고 와일드카드도 없었다. 이들이 모두 합류한다면 팀 얼굴이 완전히 바뀔 전망이다. 어린 선수들의 국제 경험과 신선함이 베이스가 된다면, 아시안게임에서는 사우디의 시행착오를 넘어 ‘업그레이드’가 될 수 있다. 긍정적으로 보면 이번 대회는 깊이 있는 스쿼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향후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까지 함께 뛸 세대가 탄생한 셈이다.

 



 4위 성적표는 아쉽지만, 이 시기는 긴 여정의 중간 챕터이다. 2026시즌의 시작을 함께한 U-23 대표팀. 그들은 아직 출발선에 섰을 뿐이다. 아이치·나고야에서 완성된 팀을 볼 때까지, 비판과 응원을 함께 건네자. 다가올 아시안게임을 향해, 한국 축구의 미래를 향해. 멈추지 않고 달려갈 호랑이들을 SPORTS KU와 함께 주목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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